엄마(저는 아직도 이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핀잔을 듣곤 하지요)가 많이 아픕니다. 오늘 병원에 가시는데, 택시 탑승하거나 하차할 때 위험하기도 해서 아내와 함께 본가에 갔습니다. 마침 제가 쉬는 주간이어서 가능했습니다. 집에서부터 부축해 드리고, 병원에서 휠체어를 빌리고, 여러 절차를 거쳐 진료를 받고, 약도 짓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택시 태워 보내드리고, 저는 아내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잠깐 책상에 앉아 책을 보고 있는데, 아버지께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한테는 귀가중에 전화를 드리고, 도착해서는 전화를 드리지 않아서 궁금하셨던 것이지요.
"잘 들어 갔어? 왔다 가느라 고생했다."
"아니예요. 제가 뭐 한게 있나요? 혹시 있을 지 모르는 일 때문에 간거죠"
"그래도 옆에 있어 주는 것만 해도 된다."
"네. 다리 얇아지시지 않게 자꾸 걸어 다니세요."
"그래야지. 근데 갈 때 되면 다 그런거다."
"...."
겨우 인사를 드리고, 잠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제 나이 이제 54세 입니다. 그 동안 한 번도 듣지 못했던 아버지의 말씀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만난 한 분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야 아버지를 이해하게 된다.'
아직 철이 덜 든 저는 오늘 이렇게 다시 한 번 이 의미를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