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싯돌] 링코 이윤구 대표 인터뷰
들어가며
부싯돌 매니저 하지입니다. 부싯돌의 마지막 순서인 네 번째 인터뷰이는 링코 팀의 이윤구 대표입니다
*부싯돌이 궁금하다면 이전 화인 '부싯돌 프로젝트'를 확인해 주세요.
링코 팀은 부싯돌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던졌던 팀이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게 맞을까요?”
“이 방향이 맞을까요?”
그 질문은 늘 성과나 결과보다 앞에 있었습니다.
상을 받고, 외부에서는 잘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도 이윤구 대표의 말은 늘 조심스러웠습니다.
이 인터뷰는 ‘잘 된 팀’의 기록이 아닙니다. 오히려 잘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확신을 갖지 못했던 한 창업가의 상태를 기록한 글에 가깝습니다.
팀 링코(LingKo)
⬛️ 링코(LingKo)
- 언어 미숙으로 인해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외국인 분들을 돕기 위해, 지역에서 사용하는 특수 어휘나 방언 등의 언어 데이터를 수집하여 지역에 특화된 한국어 회화 학습 서비스를 개발합니다.
- 초기에는 교육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었으나, 수 차례의 PoC를 거치며 수익 구조와 페르소나 설정을 근본적으로 다시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 주요 성과
- 전주 ICT 디지털 신기술 아이디어 공모전 대상
- 전국 ICT 디지털 신기술 아이디어 공모전 우수상
- 호남제주권 대학연합 창업경진대회 대상
- 학생창업유망팀 U300 성장트랙 최종 선정
- 전북대학교 SW 경진대회 대상
링코 이윤구 대표 인터뷰
자기소개와 팀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링코 대표 이윤구이고, 부싯돌에서의 별명은 일호입니다.
링코 팀은 외국인, 특히 한국어 사용이 어려운 분들의 언어 문제를 기술로 풀어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 팀이에요.
처음에 고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때, 대부분의 외국인이 번역기 없이는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렇다면 그 번역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맞춤형 언어 학습 콘텐츠를 만들어준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대화가 곧 학습 데이터가 되고, 그게 다시 교육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 구조가 지속적으로 생활해야 하는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학습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창업을 시작할 때는 어떤 마음이었나요?
사실 처음부터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도움이 되는 걸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아요. 돈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니, 정말 필요한 가치를 전한다면 당연하게 따라올 거라고 생각했죠.
외국인 분들, 특히 결혼이주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한국에 오래 계셔도 한국어를 아예 못 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 상황을 직접 보니까, 이건 진짜 누군가는 풀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PoC(실증. 시장검증)를 하면서 그 문제를 더 실감하셨겠어요.
맞아요. 부안에서도 했고, 전주에서도 PoC를 했어요. 아마 부싯돌 팀 중에서 PoC는 제일 빨리 시작했던 것 같아요.
부안가족센터에서 베타 테스트를 했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어플 사용 방법을 설명드리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더라고요. 한국에 살고 계신데도 한국어를 거의 전혀 못 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때는 솔직히 좀 뿌듯했어요.
'아, 내가 지금 이분들한테는 진짜 도움이 되는 걸 만들고 있구나.'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그 이후에 고민의 방향이 바뀌게 된 거죠?
네.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같은 질문이 남더라고요. '이게 과연 사업화가 될까?'라는 질문이요.
상을 받기도 했고, 대회에 나가서 성과도 있었어요. 이번에도 전국대회 나가서 3등 했거든요. 겉으로 보면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제 스스로는 이 아이디어의 사업화에 대해서 확신이 안 드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아이템에 대해 물어봤어요. 멘토들한테도 물어보고, 주변 대표님들한테도 물어보고요.
그 질문의 핵심이 결국 ‘돈’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신 걸까요?
맞아요. 결국 사업이든 창업이든, 돈이 안 벌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지속 가능한 사업 구조라는 말의 의미는 결국 매출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니까요. 근데 저는 그걸 되게 늦게 깨달았던 것 같아요.
'이 방향이 맞을까?'라고 계속 생각했는데, 그 말의 진짜 의미는
'이게 사업화가 될까?'였더라고요.
링코 서비스의 구조에서는 그게 왜 어려웠던 걸까요?
지금 생각해 보면 페르소나 설정이 잘못됐어요. 우리가 타깃으로 잡았던 분들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기관이었는데, 기꺼이 돈을 내고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어요. 도움이 되는 가치가 있더라도 지불에 대한 의사는 결국 고객의 구매력에서 기인하는 것이니까요.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교육시키는 주체가 누구냐고 보면 결국 정부의 예산을 받는 기관인데, 정부나 기관에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쉽게 도입하지 않아요. 가장 큰 문제는 기관의 예산이 여유롭지 않았어요. 이미 국립국어원의 커리큘럼 같은 게 고착화되어 있고요.
그래서 지금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나요?
지금은 링코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케팅 채널을 키워서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초기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상으로 계속 테스트하면서 실제로 수익이 나는 구조를 만들어보는 거요. 그리고 수익에 대한 구조를 여러 방향으로 가설을 세워가면서 테스트하고 있어요.
이게 ‘완벽한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지금 시점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선택 같아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문제를 풀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그전에 이게 사업이 될 수 있는 구조인지부터 먼저 봐야 한다는 걸 이번에 제대로 깨달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링코의 PoC를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요?
“사업의 방향은 고객의 구매력과 지불 의사에 따른다.”
사업이라는 것은 이상적으로 그저 사회적 문제 해결이나 가치 제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지불 의사를 명확히 포착하고 사업의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PoC를 진행하면서 얻은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수익에 대한 구조를 재정비하고 사업의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PM 코멘트
그래서 더 인상 깊었던 건, 링코팀이 결국 '이 방향으로는 사업화가 될 수 없다.'라는 결론에 가장 먼저 도달한 팀이었다는 점입니다.
부싯돌 초반, 월간공유회에서 일호는 부안가족센터에서 진행한 베타 테스트 이야기를 했습니다. 한국에 오래 거주했음에도 한국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결혼이주 여성들을 직접 만났고, 앱 사용법을 설명하며 “내가 이분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고 있다”는 감각을 처음으로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 장면은 운영진인 저에게도 강하게 남아 있습니다. 링코는 분명 의미 있는 문제를 정확히 보고 있던 팀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뷰에서 일호는 아주 다른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모델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요. 타깃으로 삼았던 사용자들은 서비스를 가장 필요로 했지만,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주체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은 정부나 공공이 되어야 하는데, 그 시장은 이미 고착화되어 있고 진입 장벽이 높았습니다. 링코는 이 구조를 PoC를 통해 명확히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링코의 PoC는 시장에 안정적으로 사업을 전개한 성공 사례는 아닙니다. 하지만 저의 관점에서 보면, 이 실패 과정은 굉장히 완성도가 높은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팀들이 ‘조금만 더 해보면 될 것 같다’라는 말로 실패를 미룹니다. 링코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의미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상을 받았다는 이유로, 계속 갈 수 있는 명분은 충분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화가 될 수 없는 구조라는 결론을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반드시 사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가장 빠르게, 가장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역량이라는 것을 링코팀은 보여주었습니다.
이 팀이 실패를 끝까지 밀어봤기 때문에, 이 기록은 ‘잘된 팀 이야기’가 아니라 창업을 실제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기록이 됩니다.
부싯돌 인터뷰 콘텐츠는 이번 화, 링코 이윤구 대표를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전북 부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실험해 본 부싯돌 초기 창업가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