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싯돌] 스쿼드핏 김지민 대표 인터뷰
들어가며
부싯돌 매니저 하지입니다. 세 번째 인터뷰이는 부싯돌 3기 참여자인 스쿼드핏 팀의 김지민 대표입니다
*부싯돌이 궁금하다면 이전 화인 '부싯돌 프로젝트'를 확인해 주세요.
스쿼드핏 팀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기억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부싯돌 첫 OT에서 광수(김지민 대표. 이하 광수)가 제게 물었습니다.
“저희는 왜 뽑힌 거예요?”
스쿼드핏은 스스로를 가장 낮은 스테이지에 있다고 인식하고 있던 팀이었습니다. 아이디어도, 사업 경험도, 팀 운영도 아직은 부족하다고 말하던 팀이었습니다.
이 인터뷰는 그 부족함을 빠르게 덮어버린 이야기가 아니라, 부족한 상태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바꾸려 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스쿼드핏의 부싯돌 시간은 한 번의 방향 전환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고객을 잘못 상상했던 순간, 혼자 판단하던 방식을 고수했던 시간, 그리고 그 전제를 하나씩 내려놓으며 팀의 방식이 달라지기까지의 과정이 이어집니다. 인터뷰는 스쿼드핏이 무엇을 성취했는지를 보여주기보다, 어떤 질문을 놓지 않았는지, 그리고 그 질문이 어떻게 팀을 바꾸었는지를 따라갑니다.
팀 스쿼드핏(SquadFit)
⬛️ 스쿼드핏(SquadFit)
- 스쿼드핏은 관절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스포츠를 일상의 즐거움으로 만들고자 시작한 팀입니다.
- 초기에는 헬스 트레이너를 위한 B2B 운동 보조 애플리케이션으로 출발했으나, 부싯돌 3기 참여 과정에서 타깃과 서비스 방향을 근본적으로 다시 보게 된 팀입니다.
- 스마트폰 카메라 기반의 피지컬 AI로 운동 자세와 움직임을 분석하고, 게임을 통해 사람들이 운동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서비스를 개발합니다.
⬛️ 주요 성과
- AR 관절인식 영상 기반 운동 코칭 특허 출원
- 2025 창창한 창업스쿨 최종 라운드 진출
- 2025 오픈소스 아이디어 SW 해커톤 대상
- 2025 창업중심대학 대학 창업아이디어 챌린지 우수상
- 2025 청년 벤처클럽 아이디어 경진대회 최우수상
- 2025 호남제주권 대학연합 창업경진대회 장려상
- 2025 전남 디지털 창업경진대회 최우수상
- 2025 전북 빅데이터 공모전 최우수상
- 2026 상반기 시역창업 솔버톤 특별상
- 전주시청 직장인 200명 대상 테스트 진행 계약
- 부안군 초, 중학생 대상 AR 체육게임 서비스 제공
- (주)나와 제품 판매 계약 체결
스쿼드핏 김지민 대표 인터뷰
자기소개와 팀 소개 부탁드려요.
스쿼드핏 대표 김지민입니다. 부싯돌에서는 다들 광수라고 불러요. 스쿼드핏은 “스포츠를 일상의 즐거움으로”라는 문장을 가지고 시작한 팀이에요.
사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출발점이었어요. 저희 집은 저 말고 아무도 운동을 안 해요. 부모님도 건강검진받을 때마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운동 시간이 아예 0이에요. 딸이 가자고 해도 안 가시거든요.
그래서 ‘강요하지 않아도 운동을 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 이 질문이 늘 머릿속에 있었어요.
처음에는 어떤 아이템으로 시작했나요?
처음에는 완전 스포츠 테크였어요. 관절 인식 AI로 운동 자세를 분석하는 앱이었고, 헬스 트레이너가 쓰는 B2B 모델이었어요.
“회원님 이거 보세요” 하면서 트레이너가 찍어주고 피드백 주는 방식이요. 기술적으로는 재미있었고, 솔직히 ‘이 정도면 쓰겠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실제로 현장 반응은 어땠나요?
완전히 달랐어요. 헬스장에 전화도 하고 직접 찾아도 다녔는데, 한 20곳 넘게 갔어요.
반응은 거의 두 가지였어요.
“이거 사이비 아니에요?”
“이거 우리 일자리 뺏는 거 아니에요?”
그때 처음으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초기에 설정한 고객 자체가 틀렸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바로 방향을 바꾸셨나요?
아니요. 처음엔 계속 고쳐보려고 했어요. 기능을 더 넣으면 되지 않을까, 설명을 더 잘하면 되지 않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전형적인 개발자 마인드였어요. ‘우리의 혁신적인 기술을 보여주면 누군가는 사용할 것이다.’라는 생각이요.
그런데 현실은 차갑더라고요. PoC를 해야 된다는 강박이 있어서 처음에는 억지로 PoC를 다녔는데, '이걸 안 했으면 잘못된 사람들한테(타깃 설정 오류) 납품할 뻔했구나'를 깨달았어요. 모든 사람을 위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럼 결국 어디에 집중하게 됐나요?
PoC를 거듭 실패하면서, 어플리케이션의 완성도도 올리지 못했는데 타깃을 계속 변경하다 보니 기술도 애매하고, PoC도 애매할 바에는 일단 어플리케이션 하나에 집중(기술 고도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결정 과정에서 권기효 대표(멘토리 대표)님께서 큰 영향을 주셨어요.
대표님 멘토링 때 제가 질문지에 고민을 쭉 적어놨었는데, 대표님께서 보시기에 몇 달간 저희의 활동에서 큰 변화가 없다고 느끼셨나 봐요. 그래서 숙제를 내주셨어요.
"네가 이걸 끝까지 가져가고 싶은지, 아니면 엎고 다른 걸 하고 싶은지 솔직하게 생각해 봐라."
사실 지금까지 한 것들을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엎어도 되나?'라고 갈등하고 있었는데,
"너네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니니까 엎어도 돼."
라고 하셔서 납득하고 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결정할 수 있었어요.
팀에 대한 고민이 많으셨던 걸로 기억하는데, 좀 정리가 되었나요?
많이 해소된 것 같아요.
사실 월간공유회가 끝나고 나면 늘 팀에 대한 고민상담을 했어요. 회의할 때 대표인 저와 팀원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자주 있었거든요. 제 생각이 잘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도 많았고요.
돌아보면 문제는 의견 차이보다 과정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했던 데 있었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지원사업 발표나 행사, PoC 현장을 주로 제가 맡아 다녔고, 팀원들은 개발에 집중하도록 역할을 나눴어요. 그러다 보니 현장에서 느낀 문제의식이나 방향을 바꿔야겠다고 판단한 맥락이 팀원들에게는 잘 전달되지 않았던 거죠. 회의에서 새로운 방향을 이야기해도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가 와닿지 않았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상황을 어떻게 바꾸려고 하셨나요?
9월부터는 일부러 미팅이나 네트워킹에 팀원을 한두 명씩 꼭 데리고 다녔어요. 그리고 대표가 하던 일도 팀원이 직접 맡게 했어요.
예를 들면, 마케팅 미팅 때 제가 일부러 담당자님께만 상황 설명을 해두고 30분 정도 늦게 도착한 적이 있어요. “네가 한번 해봐” 하고 맡긴 거죠. 끝나고 나서 팀원이 그러더라고요. 너무 창피했고, 자기가 얼마나 준비가 안 돼 있었는지 알게 됐다고요.
그 이후로는 모든 현장에 같이 갔어요. 발표도 제가 안 했어요. “이거 한번 해볼 사람?” 해서 두 명을 보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하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느꼈어요.
‘내가 팀원들을 과소평가하고 있었구나.’
팀 운영 방식도 많이 바뀌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희 팀은 부수입으로 외주 개발을 했는데, 여러 건을 해보니까 느낀 게 있었어요. 외주에서 하는 요구사항 분석, 설계, 커뮤니케이션이 사실 창업이랑 다를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외주도 팀원들이 직접 맡게 했어요. 권한을 아예 넘겼어요. 그 과정 자체가 팀을 키우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팀원을 믿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나요?
중간공유회 이후였어요. 공유회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마로(박종민. 스쿼드핏팀 개발자 팀원)가 이런 말을 했어요.
“같이 하면 덜 힘들 텐데, 왜 너 혼자서 다 짊어지려고 하냐”
마로 말로는, 공유회 발표 때 나와 나 파스칼, 링코처럼 이미 스테이지가 높은 팀들 사이에서 그동안 제가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는 게 느껴져서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저대로 밖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팀원들은 안 데려가니 대표도 진심이라는 걸 몰랐던 거죠.
그러면서 마로가 팀원들 중에 몇 명은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했어요. 그 말을 듣고, 빨리 팀원들이랑 제대로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표가 하고 있는 일을 나눠서 같이 가야겠다고요.
그때는 망설임도 컸을 것 같아요.
솔직히 자신이 없었어요. 제가 열심히 하는 것과 별개로, 당장 돈을 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잖아요. 그래서 마로한테 물었어요.
“저의 뭘 보고 같이 가고 싶다는 거예요?”라고요.
그때 마로가 이렇게 말했어요.
“이 정도로 고군분투하는 사람이면, 3년 안에는 그래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이 저한테는 되게 컸어요. 그 말을 듣고 용기를 얻어서 팀원들 다 모아놓고, 그동안 대표로서 힘들었던 점이랑 그래도 같이 가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얘기했어요.
그랬더니 다들 “왜 이제 얘기하냐”라고 하더라고요.
그 대화 이후 팀에 변화가 생겼나요?
네. 결국 모든 팀원이 나가지 않고 팀에 남아있기로 결정했어요. 그때부터 학생회나 외부 활동도 정리하고, 팀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어요.
그 일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이 팀이 혼자가 아니라 같이 가는 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싯돌에서 도움이 됐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첫 번째는 PoC를 실제로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아이디어로만 생각하던 걸, 지금 해봐도 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었어요.
두 번째는 사람들이에요. 솔직히 월간공유회 갈 때는 귀찮았거든요. 근데 끝나고 나면 항상 남는 게 있었어요. 다른 팀들 이야기 들으면서 ‘아, 이 고민이 나만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특히 나와 팀이나 파스칼 팀에서 이런 상황에서 팀을 어떻게 끌고 가는지, 어디까지 버티고 어디서 멈추는지를 되게 현실적으로 얘기해 주셔서 많이 참고했어요. 여기는 한 번 보고 끝나는 네트워킹이 아니라, 계속 같은 사람들을 보다 보니까 쉽게 꺼내지 못하는 얘기도 그냥 나오게 돼요.
부싯돌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요?
혼자 가는 창업을 멈추게 해 준 시간이요.
그게 저한테는 제일 컸어요.
PM 코멘트
스쿼드핏 팀은 부싯돌 3기의 첫 프로그램인 OT 때부터
“저희는 왜 뽑힌 거예요?”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던졌던 팀입니다.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연차나 비즈니스 모델의 구체화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었던 팀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차이만큼 가장 많이 성장한 팀을 꼽으라면 저는 스쿼드핏을 떠올리게 됩니다.
7월 인터뷰에서 광수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매주 노션에 쓰는 업무일지 있잖아요. 저희는 그거 하나만으로도 부싯돌에 너무 만족해요.”
다른 지원사업에서는 결과 발표 때가 되어서야 다른 팀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는데, 부싯돌에서는 자신의 팀보다 스테이지가 높은 팀들의 업무일지를 참고하며 ‘이 상황에서 이런 판단을 하는구나’를 처음으로 배웠다고 했습니다.
이 말에서 저는 스쿼드핏 팀이 얼마나 배우고 싶어 하는 팀인지, 그리고 자신의 스테이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팀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초기에는, 부안에서 광수와 함께 미팅을 다닐 때만 해도 이 아이템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 누가 쓰게 될 것인지가 쉽게 설명되지 않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스쿼드핏은 자신들의 기술과 서비스가 어떤 문제를 향하고 있는지 분명한 언어로 설명할 수 있는 팀이 되었습니다.
부싯돌 활동 중, 마케팅을 배울 수 있는 다른 지원사업을 추천한 적이 있었는데 광수는 실제로 그 사업을 신청해 끝까지 수업을 들었고, 배운 내용을 바로 적용해 나와 팀과의 협업 판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스쿼드핏 팀을 보며 느낀 점은 분명합니다. 스쿼드핏은 처음부터 준비된 팀은 아니었지만, 배우려는 태도를 끝까지 놓지 않았던 팀이었고, 그 태도가 결국 팀의 방향과 실행을 바꿔냈습니다.
이 팀의 가장 큰 자산은 기술이 아니라,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려 했던 태도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