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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일기]주영의 기록

"일상에서의 소소한 여행"


강화에서 추억을 여행하다

 누구나 한 번쯤 성인이 되고 난 뒤 학생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을 것이다. 학생 때는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밥만 먹으러 가도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고 하루가 지나가는 게 아쉽게 느껴졌었다. 성인이 되고 난 뒤에는 친구들과 만나서 술을 먹는 것 이외에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으며 무의식 중에 지치는 일이 많았던 것인지 하는 일이 너무 많이 쌓여있던 것인지는 몰라도 하루가 빨리 지나가는 것이 오히려 좋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는 활동을 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첫 번째 멘토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고, 다른 날과 똑같이 조금은 지쳐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첫 번째 여행은 강화도를 하루 동안 여행 다니는 것이었다. 팀 내에서 여행 콘셉트에 관한 많은 의견이 제시되었고 그중 우리가 택한 첫 번째 여행의 콘셉트는 학창 시절 추억 여행이었다. 요즘에 유행하는 인스타 감성의 카페 혹은 맛있는 음식점을 돌아다닌 것이 아니라 우리가 초등학생, 중학생이었을 때 많이 했었던 일들을 다시 경험해보자는 의미였다. 친구들과 분식집에서 슬러시를 하나 물고 북산을 산책하며 수다를 떠는 모습, 우리만 아는 읍내 길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치는 모습, 가끔은 방방 같은 곳에서 친구들과 땀이 나도록 놀았던 학창 시절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러한 우리의 옛날 모습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방방'에서 시간을 보냈다. 초등학생 이후로는 처음 방문하는 것이어서 설렘을 가득 안고 내부로 들어갔고 옛날과 변함없는 모습에 많은 추억이 떠올랐다. 한 30분이 지났을까. 우리는 모두 지친 모습으로 소파에서 휴식을 취했다. 어릴 때는 2시간도 끄떡없이 놀았던 것 같은데 내 체력이 많이 안 좋아졌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잠시 읍내의 카페에서 목을 축이고 난 뒤 북산으로 향했다. 대학생이 되고 난 이후 북산을 올라갈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올라가 보니 여전히 벚꽃이 핀 북산의 모습은 아름다웠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올라가다 보니 어느새 정상에 도착해있었고 사진을 여럿 남기도 난 뒤 다시 출발지였던 학교로 돌아가게 되었다. 

 정말 오랜만에 강화를 돌아다니는 것이 지루하지 않았으며 고등학생 친구들과 같이 다니다 보니 정말 내가 학생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날은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던 것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재미난 하루를 보냈다. 


강화도의 감성을 체험하다

 강화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강화만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가게들이 많이 있다. 그중 강화의 감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 강화도의 카페들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혹은 작지만 아기자기한 강화도의 카페들은 강화만의 여유로움을 나타내 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가 정한 두 번째 여행 콘셉트는 강화도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카페와 명소들을 돌아다니는 것이었다. 첫 번째로 방문한 봉당이라는 카페는 골목의 가정집을 개조한 형식이었는데 도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시골집만의 매력과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우리도 그곳의 여유로움에 취해 직접 인터뷰도 해보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봉당만의 여유로움에 취한 채 우리는 두 번째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두 번째로 방문한 희소식이라는 카페는 봉당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과의 조화를 중심으로 한 카페 인테리어는 강화만의 감성을 잘 나타내 주고 있었으며 야외에서 바람을 맞으며 보내는 시간이 나에게는 힐링의 시간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고등학생 친구들도 이러한 강화의 감성을 담은 카페들을 좋아해 주었다. 2일 동안 카페들을 돌아다니며 그새 고등학생 친구들과도 많이 가까워졌으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고등학생 때 했던 생각들과 너무 비슷해서 조금 놀라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조금 다른 부분도 있어 신기하기도 했다. 그렇게 고등학생 크루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던 두 번째 여행이었다. 


시골과는 다른 도시의 매력

 강화에서 두 번의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여행은 서울에서 이루어졌다. 서울에서의 여행은 강화의 감성과는 다른 매력이 있었다. 우리가 여행지로 선정한 곳은 여의도였는데 자주 가보았던 곳이었지만 강화와 비교하며 여의도를 돌아다니니 할 것이 많은 것은 확실하지만 강화에서만 느꼈던 소소한 감성들과 특유의 여유로움은 느낄 수 없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것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 수 있었다. 한강공원에서는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와 한강을 보며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보드게임으로 하며 피크닉을 즐겼다. 강화에서 피크닉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넓은 공간에서 야외활동을 즐긴다는 것이 서울만의 매력으로 다가왔다. 게임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니 4시간이 단숨에 지나가 버렸다. 이후 방문한 더 현대 서울은 한강공원과는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복잡하긴 하지만 볼거리가 많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즐겼던 것 같다. 물론 아주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가끔은 백화점을 쇼핑하는 것이 힐링으로 다가오는 나에게는 가격에 상관없이 마냥 행복한 쇼핑이었다. 가끔은 여유로움보다 이러한 복잡함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느낀 마지막 서울에서의 여행이었다. 


로컬메이커 5기 대학크루 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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