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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d-day -1

제왕 전날

by 맴맴


제왕절개로 수술 전날 입원했다.

오자마자 혈압과 몸무게를 쟀고 입원 안내를 받았다.


내 수술이 세 번째였으나, 앞수술이 빠져서 두 번째로 바뀌었고, 내가 먹고있는 약을 챙겨오라고 해서 챙겨갔는데 약 성분을 적으시더니 여기서 챙겨주겠다며 약을 가져갔다. 혹시 모유수유 할수있는지 물어봤는데 내 차트를 보시더니 내 약이 좀 특이해서 신경과에 물어보겠다고 했다.



인터넷에선 제왕은 무조건 1인실을 쓰라는 글이 많았지만 대학병원 특성상 1인실이 비싸기도 했고 4인실도 괜찮을 거 같아서 4인실로 선택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비용은 비용대로 아꼈지만 배정받은 병동에 우리밖에 없었고 안내해 주신 간호사 선생님이 우리 자리를 좋은 자리로 해주셨다고 했다. 들어가 보니 창가자리였고 아무도 없었기에 일인실처럼 쓸 수 있었다.


남편과 나는 다인실이 불편할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넓었고 창문까지 있어서 덜 답답했다.

짐 정리 후 태동검사, 초음파, 질검진을 받았고, 정맥주사 확보, 항생제 반응검사, 수술부위 제모까지 했다.

아팠다 어쨌다 경험들을 들었는데 그렇게 아프지도 않았고 덤덤했다.


뭐 아무것도 모른 채 하라는 대로 했다. 긴장이고 뭐고 사실 아무런 생각이 안 났고 가족과 지인들과 수다를 떨면서 떨린다 말했지만 미치도록 떨리진 않았다.


장기간 입원하는 것도 처음이고 이렇게 대놓고 수술하는 것도 처음이어서 그저 처음 겪는 것에 신기했다. 특히 최근에 나온 전공의 의학드라마를 본 효과가 컸다. 그래서 그런지 무섭기보단 병원이라는 곳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내가 아프면 바로 대처가 가능한 유일한 곳이었기에 그것만으로도 든든했다.




그렇게 전날을 보내고 드디어 수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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