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장 김 VS 식탁 김
마트, 김 코너 앞에서 갈등에 빠졌다.
처음 겪는 갈등은 아니다. 보통은 2~3분 안에 결론을 내린다. 물론 매번 같은 결론이 나지는 않는다.
고민의 이유인즉, 전장 김 VS 식탁 김.
전장 김은 먹기 전에 가위로 잘라야 하는데, 기름칠과 소금이 뿌려진 김을 자르는 일은 꽤나 번거롭다. 또 한 번에 다 먹지 못하니, 남은 김을 따로 용기에 담아 보관해야 한다. 아무리 꽁꽁 싸매도 쉽게 눅눅해진다.
그래서 아주 편리하게 나온 것이 식탁 김이다. 먹기 좋게 잘려 있고, 용기에 낱개로 포장이 되어 있어서 먹을 만큼만 개봉할 수 있다. 하지만 먹고 나면 많은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온다. 기름이 묻어 있는 용기는 씻어서 내놓아야 하고, 그렇게 분리배출을 한다 한들 정말로 재활용이 되는지도 의심스럽다.
편리한 식탁 김을 사자니, 플라스틱 쓰레기가 싫다. 쓰레기가 덜 나오는 전장 김을 사자니, 귀찮다.
고민이 깊어질수록 식탁 김이 매끈하게 포장된 용기를 뽐내며 나를 유혹한다.
"나는 무진장 편리하 김~~~~~~"
유혹에 못 이긴 척 식탁김을 집어 들 때도 있었지만, 어째서인지 이 날은 몹시도 고민이 되었다.
이 게 아니어도, 내가 평소 딱히 지구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진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이거 하나라도 도움이 되어보면 어떨까?
전장 김을 집어 드는 순간에도, 가위질을 하며 기름이 범벅될 손과 식탁이 떠올랐다. 남아서 눅눅해진 김이 떠올랐다. 마음이 바뀌기 전에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이 이야기는 선행 일기에 꼭 써야지!'
랄랄라 랄랄라~♪
※ 이 글의 발행을 기다리고 있던 남편이 오늘 아침 기사 하나를 공유했다. 기사에 따르면, 조미김 제조업체들이 한 해 배출하는 플라스틱 양은 약 3,055톤이라고 한다. 그 가벼운 플라스틱이 얼마나 쌓여야 3,055톤이라는 무게가 될까 생각하면 아찔하다. 식탁 김의 플라스틱은 쓰레기산으로 지나, 다시 우리 식탁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기사 링크: https://news.v.daum.net/v/20210203043039393
선행 일기의 목적:
① 칭찬받고 싶어서. 요즘 딱히 칭찬받을만한 일을 한 게 없어서, 의도된 선행이라도 실천합니다.
② 그래픽 태블릿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이 귀한 것의 쓸모를 찾기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