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속마음을 언어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아주 기본적인 감정
불편함, 슬픔, 두려움 같은 것들을
말해야 하는 순간마다
나는 회피했고, 숨었고, 넘겼다.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 습관은 글에도 남았다.
하고 싶은 말은 분명 있었지만
그 말을 정면으로 쓰지 못해
늘 한 발 비켜선 문장만 내놓았다.
그래서 내 글은 종종 엉성했다.
틀리지는 않았지만, 온전히 진실하지도 않았다.
이 작품을 쓰며,
그리고 글쓰기보다 먼저 ‘대화’를 하며
나는 내가 잃어버린 표현이
내 안에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워진 줄 알았던 언어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말해도 되는 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도.
〈히키코모리, 국회의원되다〉는
세상과 단절된 한 인물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이 언어로부터
한 발 물러나 있었던 시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통해
나는 더 잘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더 정직하게 말해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야기를 쓰는 일은
그 연습에 가장 가까운 방식이었다.
이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사회의 이야기로 읽히고,
누군가에게는 개인의 고립으로 읽히기를 바라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다시 말하기를 허락받는 과정으로 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