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국회의원되다 작가노트

by 사건의 지평선
네이버 시리즈 연재 중인 <히키코모리, 국회의원되다>



나는 진짜 속마음을 언어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표현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사람이었다.


아주 기본적인 감정

불편함, 슬픔, 두려움 같은 것들을

말해야 하는 순간마다

나는 회피했고, 숨었고, 넘겼다.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그 습관은 글에도 남았다.

하고 싶은 말은 분명 있었지만

그 말을 정면으로 쓰지 못해

늘 한 발 비켜선 문장만 내놓았다.

그래서 내 글은 종종 엉성했다.

틀리지는 않았지만, 온전히 진실하지도 않았다.


이 작품을 쓰며,

그리고 글쓰기보다 먼저 ‘대화’를 하며

나는 내가 잃어버린 표현이

내 안에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워진 줄 알았던 언어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말해도 되는 자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도.


〈히키코모리, 국회의원되다〉는

세상과 단절된 한 인물의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나 자신이 언어로부터

한 발 물러나 있었던 시간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통해

나는 더 잘 말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더 정직하게 말해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이야기를 쓰는 일은

그 연습에 가장 가까운 방식이었다.


이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사회의 이야기로 읽히고,

누군가에게는 개인의 고립으로 읽히기를 바라지만,

나에게는 무엇보다

다시 말하기를 허락받는 과정으로 남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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