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짓는 소리와 소년의 눈물
쌀밥이 먹고 싶었다. 유력한 정치인이 유배를 오면
마을이 흥왕할거란 기대로 “제발 우리 땅을 유배지로 해주세요”란 서론은 관객을 흡입한다.
그렇게 유배를 온게 단종이었다. 쌀밥은 커녕
자칫 잘못했다가 마을에 피바람이 불지 모를 일이었다.
목이 날아갈 수 있는 위기 속에서도 마을 사람들은 오늘은 단종이 식사를 잘했나부터 걱정한다.
유배지에서 싱그러운 생명력이 피어난다.
단종는 호랑이를 잡고,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고 이름을 기억한다. 가장 외딴 곳에서 충만한 연결이 일어난다.
쌀밥이 먹고 싶었던 소망이 소년이자 왕이었던 외로운 한숨과 맞닿는다. 소년이 운다. 그 곁에 누군가 있었다.
소용없는 사랑은 없다. 밥 짓는 소리가 소년에게 닿아
참 다행이다.
작품은 한 소년의 담담한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 잉크는 박지훈 배우의 눈빛에서, 유해진 배우의 소리로 만들어져 장항준 감독의 단단하고 깨끗한 종이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