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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먼지잼 Aug 25. 2021

술래잡기

나 잡아 봐라

아이패드 드로잉


최근에 골몰하고 있는 생각들이 있다. 

그런데 이 생각들이 기가 막히게도 집중해서 생각해야지 하면 나지 않고, 뭔가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 찾아온다. 그리고 다시 정리해봐야지 하면 그새 꼬리만 남기고 온데간데 없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메모를 해야지, 라고 생각해도 운전 중이라 어찌 메모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보이스 레코더를 마련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기억력이 감퇴하고 있는 건가 싶어도 그건 또 아닌 것 같고. 


나 자신과의 술래잡기에서 승리하는 방법을 아시는 분이 있다면 꼭 제보 부탁드린다.


여튼 이렇게 답답한 상태가 이어지다보니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에 옮기는 단계까지가 매우 더딘 현실이다. 어찌보면 그 아이디어가 아직 구체화되어 있지 않아서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리 작은 아이디어라도 붙들고 씨름해보고 싶은 나에게 해도해도 너무한다. 

마치 환상의 동물처럼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리니까. (너의 이름은 유니콘...?)


여튼 그 꼬리가 나에게 말해준 것 중 하나가 그림인데, 그래서 열심히 일단 그리고 있다. 

그리다보면 뭔가 수가 생기겠지 했는데, 그냥 그리다보니 포기하게 되더라. 

목표없이 그냥 열심히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는 하는데 일단 나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조금의 목적성을 가지고 그리기 위해 블로그나 브런치에 꾸준히 올리고 있는데 그렇게 했더니 이번엔 뭘 그려야 할지 그림의 대상이 불분명해진다. 

생각한 것을 모두 다 그리고 글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표현력의 한계때문에 그것도 불가능하다. (난 미술 전공도 아니고 글 전공도 아니다) 열심히 노를 젓고 싶은 의욕과 체력이 만땅인데 향방을 알 수 없으니 배가 늘 제자리에 맴도는 것 같다. 언제쯤 이 항구를 떠나 제대로 된 항해를 할 수 있을지. 


이럴 때 필요한 게 멘토고, 스승인가. 아님 동료인가. (너, 내 동료가 되어라) 

아무나 붙들고 하소연하며 같이 해달라고 울부짖고 싶다. 

울며겨자먹기로 오늘도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다. 

이 반복의 끝이 포기가 아니라 더 큰 바다로 나아가는 항해가 되길, 

그런 기적을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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