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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raki Jun 17. 2018

#8_먹다보면 점점 더 맛있어지는 오트밀

Quaker Oats Old Fashioned by Quaker O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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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이 좋아 


어렸을 땐 시리얼을 참 좋아했다. 특히 초코맛 시리얼들을 좋아했는데, 우유에 넣으면 초코 우유가 되는 게 참 좋았었다. 하지만 이것도 어렸을 때 까지 만이었다. 어느 순간 시리얼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설탕이 엄청나게 들어가 있는 몸에 좋을 게 하나도 없는 제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순간 더 이상 초코맛 씨리얼은 먹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한 여름 입맛이 없을 때, 찬 우유에 말아먹는 시리얼에 대한 유혹을 떨칠 순 없었다. 그래서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며 타협을 했던 제품들이 곡물 시리얼이었다.  


세상엔 정말 맛나보이는 시리얼들이 너무나도 많다.

곡물 100%를 자랑하는 곡물 시리얼의 광고 만 놓고 본다면 이 시리얼만 먹으면 살이 빠질 것 같았고, 통 곡물의 영양을 고스란히 몸으로 흡수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름에 튀긴 것도 아니고, 뜨거운 열로 압착을 한 것이기 때문에 칼로리도 낮을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하듯 곡물 시리얼들을 먹었었다. 하지만 그 시리얼들은 패키지에서 권장하는 딱 그 정도의 한 그릇으로 끝나지를 않았다. 2그릇 정도를 배부르게 먹고 나면 역시나 높은 열량에 설탕까지 나쁜 건 고스란히 다 몸으로 쌓여갔다. 결국 이 것도 우리 집 팬트리에서 퇴장당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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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사다 준 오트밀 시리얼 


밝게 웃고 있는 아저씨가 그려져있는 오트밀

사실 나는 시리얼을 아침에 먹지 않고, 저녁 식사로 먹는 편이다. 아침을 안 먹기도 하고,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 늦은 저녁을 먹는 게 부담스러울 때 혹은 점심을 너무 많이 먹어서 저녁까지 배가 안 고플 때 주로 시리얼을 찾게 된다. 그러다 보니 팬트리 속에 시리얼이 없다는 것 자체가 곤욕이다. 그래서 찾아야만 했다. 나의 새로운 시리얼을! 하지만 먹어도 부담이 없고, 가능하면 몸에도 좋은 시리얼을 찾는 게 쉽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이걸 먹어 보라면서 사다준 것이 바로 Quaker Oats였다.


* 2016년 8월 경에 국내에 수입된 일부 Quaker Oats  제품들에 농약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적이 있었다. 남편이 사온 제품은 다행히도 농약이 검출되었다고 알려진 유통 기한이 아닌 제품이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확인을 해보니 그 때 이후로 롯데에서 정식으로 수입을 한다고 한다. 대기업이라고 다 믿을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안전하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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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이커교와는 관계없는 Quaker Oats 

퀘어커교와 연관이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저 아저씨와 브랜드명 (출처 - foodnavigator-usa.com)

오트밀을 판매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있지만 예전부터 Quaker Oats는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가는 브랜드였다. 퀘이커교를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브랜드의 이름과 Quaker교의 사람처럼 보이는 남자의 이미지가 그냥 신뢰감을 전달하고 있었다.(나에게 퀘이커교는 청렴함, 절제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1877년 만들어진 이 브랜드는 퀘이커교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한다. 그저 제품에 대한 좋은 품질과 정직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퀘이커 의복을 입고있는 남성의 이미지를 제품에 넣었다고 한다.  


퀘이커와 관련이 없음에도 퀘이커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차용한 것과 퀘이커 의복을 입고 있는 남성의 이미지(나름의 마스코트 같은 느낌이다)를 제품에 넣었다는 것 만으로도 이 브랜드는 마케팅에 대한 감각을 가진 창업자가 있었던 것 같다. 특히, 1877년 제품을 런칭하면서 부터 미국 최초로 '아침 식사 시리얼' 상표권을 등록했다는 점이나, 제품 소비의 활성화를 위해서 제품 패키지에 오트밀 관련 레시피를 넣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지금 현재의 식품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식품 마케팅의 기본적인 것들은 모두 여기에서 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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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트밀 하나만 가지고 141년째 


이 전의 글에서도 잠깐 언급을 했었지만, 하나의 원재료만을 가지고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이끌어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오트밀 시리얼을 먹어 보았자 얼마나 먹겠나? 하루에 한 그릇? 그것도 미국처럼 오트밀 시리얼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곳에서나 가능한 것이지만, 이것 또한 다양한 아침 식사 대체제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 식사 시장에서 오트밀 시리얼 하나만 가지고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오트밀로 이렇게나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출처 - QUAKER OATS 홈페이지)


물론 그러한 일들이 거저 된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얘기했던 제품 패키지에 최초로 오트밀 관련 레시피를 넣었다는 점을 주목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지금 Quaker Oats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정말 상상도 못할 정도의 다양한 오트밀 레시피들이 있고, 지금도 오트밀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다. 심지어 오트밀을 활용한 목욕 방법, 얼굴 스크럽 & 마사지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정말 오트밀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


홈페이지에서 설명하고 있는 다양한 가공 방식 (출처 - QUAKER OATS 홈페이지)


 또한 오트밀의 다양한 가공 방법을 개발하여, 사람들이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오트밀을 접할 수 있게 했다. 귀리라는 제품은 밥에 넣어 먹을 때도 일정 시간 불려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는, 꽤 단단한 곡물이다. 이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전적인 방법(Old Fashioned Oats)은 귀리를 납작하게 누르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귀리를 가공한 방식을 좋아한다. 납작하게 된 귀리는 우유나 요구르트에 잠깐만 담궈 놔도 지나치게 딱딱하거나 거칠지 않은 식감을 만들어 낸다. (밥도 물을 많이 안 넣는 편이고, 면도 많이 익히지 않은 채로 먹는 나의 식습관일 수도 있다.) 만약에 이것도 거칠게 느낀다면 귀리를 납작하게 해서 중간중간 칼집까지 내 놓은 Quick 혹은 Instant를 먹으면 될 것 같고, 씹는 식감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면 통 귀리를 잘게 잘라 놓은 Cut 버전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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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오트밀 레시피 


사실 나는 오트밀을 좋아하지 않았다. 배낭 여행 때 호텔 조식으로 먹었던 오트밀도 나에게는 골판지 같은 맛이라고 생각을 했었고, 오트밀을 먹는 레시피(우유에 오트밀을 넣고 끓여서 시나몬 가루와 사과를 넣어서 먹는 것)는 마치 우유에 밥을 말아서 시나몬 가루와 사과를 올려먹으라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 그 맛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몸에도 좋고, 남편이 신경써서 사다준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통이 너무 커서 어떤 식으로던 먹을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처음엔 물에도 끓여서 먹어 보고, 남들처럼 우유에 넣어서 전자레인지에도 돌려 보았지만 다 내 입맛은 아니었다. 그러다 찾은 게 요구르트에 오트밀을 넣고 약간의 꿀을 뿌려서 먹는 방법이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오버나이트 오트밀' 레시피인데(물론 과일이나 견과류를 넣어 더 화려하게 만들 수도 있다.) 나는 밤새 불리지는 않고 먹기 직전에 5분 정도 시간을 둔 뒤에 먹는다. 그렇게 짧은 시간만 불려도 생각보다 딱딱하지도 않고, 오히려 꼭꼭 오래 씹어서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 난 이 레시피를 선택하기로 했다.  


최근엔 일주일에 3~4번 정도는 이 방법으로 저녁에 오트밀을 먹는 편이다. 30대 중반을 들어서고 나니 예전보다 더 먹는 게 아니더라도 살이 찌는 듯 해서 뭐라도 해야 했다. 요구르트와 섞은 오트밀과 함께 삶은 계란 2알과 약간의 과일(양으로 따지면 이것도 다이어트 식은 아닐 듯하만... 나름 저염식이니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 중이다.)이면 그럭저럭 야식의 유혹은 견뎌낼 수 있었다. 귀리의 효능이라면서 어마어마한 효과를 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일단 마음의 위안이 되고 다음날 화장실이 편해졌다는 건 분명해졌다. 여기에 약간 덤으로 배가 약간 들어갔다고 할까나.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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