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 비쇼 부르고뉴 피노누아 비에유 빈뉴 2020
프랑스 와인보다는 이탈리아 와인을 좀 더 좋아하는 편이다. 프랑스 와인이 싫다기보다는 아마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적으로도 부담이 있고, 이 가격을 주고 와인을 마시기엔 아직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보니 나에게는 좀 더 쉽고, 직관적인 이탈리아 와인을 좀 더 찾는 편이다.
언젠가는 마셔보겠지라고 생각은 했었다. 하지만 뭘 마셔야 할 것인가가 항상 고민이었다. 보르도가 있고 부르고뉴가 있고, 보르도의 좌안과 우안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지만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서는 모르다 보니 아무거나 무턱대고 마셨다가 프랑스 와인에 대해 실망하면 어쩌나 싶은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정말 쓸 때 없는 걱정이다.
그러던 어느 날 프랑스 와인을 선물 받았다. 한창 WSET Level 2 공부를 하는 중인 그는 본인도 부르고뉴의 와인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며 ‘알베르 비쇼의 부르고뉴 피노누아 비에유 빈뉴 2020 (Albert Bichot Bourgogne Vieilles Vignes de Pinot Noir 2020)’를 사 가지고 왔다. 가성비가 좋은 엔트리급 부르고뉴 피노 누아라며 건네준다. 낯익은 라벨(샤도네이, 샤블리, 레드 와인 등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는 도멘이다)이 친숙했고, 약간의 지식으로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딴 피노누아 품종으로 만든 부르고뉴 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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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 Top 4 와이너리로서, 현재 6대손인 알베릭 비쇼 (Alberic Bichot)에 의해 1996년부터 경영되고 있으며, 한 가족이 소유하고 운영되고 있는 와이너리이다. 피노누아와 샤도네이 품종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보졸레 지역에서 가메 품종의 와인도 생산하고 있다.
스웨덴 왕실 공식 와인 공급업체이며, 대한항공 퍼스트 클래스 서빙 와인인 동시에 인천과 제주 국제공항 면세점 1위 부르고뉴 와인이다.
와이너리 : 알베르 비쇼 Albert Bichot
지역 : 프랑스 부르고뉴, Cote de Beaune + Cote de Nuits
품종 : 피노누아 100%
양조/숙성 : 와인의 20,30%는 오크통, 70,80%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8-12개월 숙성
도수 : 13%
바디감 : 미디엄 바디
당도 : 드라이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와인과 커피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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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와인을 열어 본다.
와인을 너무 잘 아는 분들에게 그리 대단한 와인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막 와인 공부를 시작한 사람에겐 기억에 남을 만한 부르고뉴 와인의 시작이다. 기대감을 가지고 향을 맡아보니 붉은 과실의 향이 강하게 난다. 약간의 시간을 두고 마시니 마시면 마실 수록 피노 누아의 향수 같은 향이 나고, 젖은 낙엽의 냄새, 가죽 냄새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오! 프랑스 와인도 재미있다!!
프랑스 와인은 페스츄리 파이의 얇은 결들을 한 장씩 떼어먹는 듯한 그런 느낌이다. 새로운 맛과 향이 나는 레이어들을 찾아내고 맛보는 기쁨이랄까. 이래서 사람들이 비싼 프랑스 와인을 좋아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엔트리급도 이렇게 재미가 있는데 좋은 빈티지의 좋은 와인들은 얼마나 더 재미있을까.
다양한 지식을 쌓고, 재미있는 와인들을 알아가고 싶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알게 된다는 게 너무나도 재미있다. 요즘 이런 것들이 점점 좋아진다. 좋아하는 것이 하나씩 늘어난다는 것 또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