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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도씨 Feb 09. 2020

나의 빛을 기록하는 시간

Scenes of Whom Season 2 : Intro

나의 빛을 기록하는 시간.

타인의 빛이 아닌 나의 빛을 찾아나갑니다.

바래지 않는 빛과 색을 찾아서.




Scenes of Whom : 누군가의 장면들


시즌 2를 위한 소개

: 나의 빛을 기록하는 시간




안녕하세요. 저는 교육학을 공부하는 일러스트레이터 3°C입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듣고, 삶의 한 조각을 공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색과 도형으로 이야기하고,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죠.


최근에는 프로축구선수의 새로운 삶을 함께 기획하고, 축구레슨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포잇에서 파트너 교육을 맡고 있습니다.


스포츠는 비단 손에 땀이 날만큼 긴장되고, 격정적이며 영화와 같은 감동의 순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굉장히 평범하고 위태로운 그런 날들이 계속되는 지난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아침 축구화의 끈을 묶으며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전 프로 골키퍼이자 회사 대표님이신 권정혁 선수의 말이 2002월드컵의 아련한 추억과 손흥민 선수가 요즘 대단히 잘나간다는 정도가 축구 관련 지식의 전부인 저를 축구 회사로 발들이게 했습니다.


선수들과 함께 강의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해 투입되었지만, 현재는 선수들이 자신의 삶에 다른 색을 더하고 또다른 가치를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러한 경험이 하나의 경기와 같이 긴장감 있는 모험이 될 것 같습니다.


보통의 청년이라면 커리어를 시작할 시기에 은퇴를 할 수도 있는 선수들을 돕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 발짝씩 무게 있는 하루를 걸어가는 그들의 삶에 경외심과 함께 몇 가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오늘이 선수로서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고, 오늘 경기가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 엄청난 부담과 중압감을 어떻게 이겨내는 거지?  
쉴 새 없이 느껴지는 긴장감과 고독하고 지난한 훈련과정, 언제 선수의 삶이 끝날지 모르는 두려움.
그것을 모두 지고 어떻게 이들은 한 선수로서 살아가는 걸까?
그리고 그들의 몸과 마음이 온전히 한 경기에 집중할 때 그 몰입의 순간은 어떤 느낌일까?



저는 운동선수와 예술가가 꽤 비슷한 성정을 가지고 비슷한 삶을 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묵묵히 자신의 길위에서 수없이 단련하며 매 순간 몰입하고, 나아가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내는 그런 과정이요.

그런데 스포츠는 결국 이겨야 하는 게임이긴 하더군요. 특히나 축구는 선수 개인의 플레이뿐 아니라 팀전체의 움직임도 고려해야 합니다. 전술과 전략에 따라 움직이고, 각자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팀원으로서의 역량과 개인 선수로서의 역량 둘 중 어느 것도 놓칠 수 없는 것이죠.

게다가 권정혁 대표님의 한 마디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과 같은 존재일 수 있잖아요. 운동선수와 경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저희는 군인과 일부분 비슷한 것 같아요.”



운동선수는 생각보다 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과 함께 끝없는 훈련을 뚝심있게 견뎌내고, 하나의 기술을 숙련시키기 위해서 될 때까지 해내고 마는 근성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끝이 없는 바닷가같은 수많은 하루를 달리며 매번 꿈을 상기하고, 다짐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일상이기도 하지만 마치 우리 삶과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모두 하루하루를 잘 살아내기 위해 매일 아침을 맞이하고, 준비하고, 계획하고, 숨이 턱 끝에 찰 만큼 힘껏 달립니다. 그리고 어떻게 끝날지 모르는 경기를 나와 닮은 모습의 사람들과 함께하죠. 누구에게나 주어진 그 시간만큼요.



그리고 잘 하고싶죠. 누구보다도.



하지만 경기나 우리의 삶이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든 내가 그것과 꼭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선수로서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아니면 나의 삶이 얼마나 훌륭하였는지 누군가가 평가내릴지언정 경기의 결과나 삶의 보여지는 특정 부분이 곧 제 자신은 아니니까요. 우리는 실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끊임없이 변하고, 빛나고, 완성되어가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나조차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더라더요.


시즌 1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누군가의 이면을 수집하였다면, 시즌 2에서는 온전히 자신을 만나는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합니다. 나라는 존재에 삶을 오롯이 담은 누군가의 이야기를요.

 

No one is one thing이라는 한 드라마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수없이 부서지고 재조립되는 나. 수많은 조각들을 가지고 성장하는 나는 절대 단 하나의 모습으로만 정의될 수 없습니다. 내 안에 품은 빛으로 나를 비춘다면 타인의 빛에 어지럽게 흔들리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 단단하고 아름다운 나의 색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됩니다.  


Season2 Intro.
 : 나의 빛을 기록하는 시간



내 안의 빛을 찾아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나의 색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의 여정을 걷든 그것은 변색이 아닌 또다른 색의 챕터로 넘어간 것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람들을 만나고 그 기록을 모아 이번 겨울에 책으로 편집하고자 합니다.
당신의 이야기와 말이 이 곳에 잠시 머무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0. 겨울

삼도씨

*위 프로젝트는 스포잇과 함께 진행하는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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