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음파 발차기에 팔 돌리기를 처음 했다. 나누어서 연결 동작을 배우고 나서 한 주를 쉬는 바람에 음파 발차기 복습만 다시 하다가 오늘 팔 돌리기를 같이 했는데, 재미있었다.
그런데 머릿속은 대지진.
물속에서 음~ 하고 코로 숨을 내쉬고 물 밖에서는 파하~ 하며 입으로 숨을 마시고 그러고 다시 머리를 물속에 넣고 팔을 한쪽씩 돌리는데 그때 발차기를 계속해야 한다. 팔 돌리기 하다 보면 왜 발은 멈춰 있는지...ㅎㅎㅎㅎ 등에다 매단 헬퍼 아니면 아마 가라앉을 거다.
수영 강사가 나에게 헬퍼를 꽉 매라고 하지만 나는 그때마다 “숨 막혀요!” 하고 말을 안 듣는다. 그랬더니 수영 강사가 " 등에 무슨 거북이도 아니고 왜 달고 다니냐" 며 " 꽉 매세요!" 라고 지난 시간에 그랬다. 오늘은 그래서 헬퍼를 꽉 매고 음파 발차기와 팔 돌리기(스트로크)를 하고 왔다.
무언가 진도가 나가니 신나고 재미있다. 더군다나 오른쪽 골반이 매우 틀어져 있었고 그래서 허벅지에 제대로 힘이 가지 않은 상태로 몇십 년을 살아왔다는 걸 알았다. 치마가 돌아갈 때마다 골반이 틀어진 건 알았지만 발차기를 할 때마다 수영 강사가 오른발은 물을 안 찬다고 한다. 그래서 계속 약간 사선으로 갈 때가 있다. 그래서 시작한 틀어진 골반 잡기 운동. 역시나 유튜브 선생님들이 열강하신 걸 틀어놓고 한다.
이제 수영을 한 지는 9일째가 되어 간다. 수영 센터를 다닌 게 아직 한 달이 안 되는데 그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 변화는 어쩌다가 여름 휴가 숙박이 호텔이고 수영장이 있어서 아깝다고 아이 물놀이 시켜주러 수영복을 들춰보다가 시작되었다. 커버린 아이의 수영복이 작아서 다시 사게 되면서 나도 이십 년 전에 신혼여행 가느라 산 수영복을 입기에는 민망한 몸과 나이가 되어서 새로 수영복을 사면서 시작되었다.
수영을 다녀오면 몸이 개운해진다. 아마도 상황이 계속 허락된다면 오전 수영은 계속할 것 같다. 틀어진 골반을 조금씩 잡으니 허벅지 근육의 차이도 확 느껴진다. 잘 달래 가며 살아야겠다. 마음도 몸도 그리고 관계도. 얼만큼 틀어진지도 모르고 살았던 오른쪽 골반처럼, 얼만큼 틀어졌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관계들도 있다. 그 관계들을 골반처럼 바로잡을 것인지, 아니면 세월의 흐름 속에 그냥 두고 보내 버릴 것인지 생각해 본다. 내 몸이야 죽을 때까지 평생 데리고 살아야 하니 내 책임이고 내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것인데, 관계는 굳이 그래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릴 때 책 표지만 살펴본 『말테의 수기』를 다시 사서 읽어야겠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어쩌다 수영을 하게 되어 틀어진 골반을 알게 되고 푸는 것처럼,
어쩌다 틀어진 관계를 알게 되어서 풀게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