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펴다

by 따듯한 바람

접영 25M를 하고 왔다.

수영 강습에서는 한팔접영만 했지만 아쉬워서 양팔접영을 시도했더니 성공했다. 그 감각을 잊기 싫어서 일요일 오후, 자유수영이 가능한 지자체 스포츠센터를 찾아 다녀왔다.


자유수영을 가면 사람들이 정말이지 자유형을 가장 많이 하신다. 평영과 접영은 웬만하게 잘 해서는 하기 어려운 속도로 뒤에서 오니, 내 초보 접영은 시도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끝나기 몇 분 전, 사람들이 레인을 비우기 시작할 때를 노린다. 어제도 그랬다.


접영 25M를 두 번 성공했고, 숨이 터질 것 같아 바로 몸을 뒤집어 배영으로 마무리하고 나왔다.

수영 네 가지 영법을 25M씩 다 가게 되는 동안, 특히 접영이 가능해지면서 알게 된 게 있다.


나도 어깨를 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깨죽지가 그렇게 아팠나 싶다.


몇십 년을 어깨를 동그랗게 작게 하고 다녔는데, 그 어깨가 양팔 접영을 하면서 양쪽으로 좌악 펴졌다.

언니는 어깨가 넓고 난 어깨가 작다고 하면서 엄마는 내가 그래서 한복이 더 어울린다고 했다. 실제 언니는 어깨를 쫘악 펴고 다닌다. 그래서 엄마가 뒤에서 보면 여자 걸음 같지 않다고 어릴 때 했었다. 그에 비해 난 어깨가 작고 뼈도 통뼈가 아니라고 하셨다.


그런데 나이 오십이 넘어 알게 된 것이 있다.

난 어깨가 원래 작은 것이 아니었다.

어깨를 펴고 다니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수영이 내 오래된, 원래부터 작다고 생각했던 어깨를 펴게 해주었다.


정말 버터플라이가 되어주었다.

어깨를 펴니 등도 펴진다.

자세가 달라지니 무언가 마음에서 당당한 느낌이 올라왔다.

언니와 남동생 사이에 둘째라서 늘 여러 분위기를 살피느라 웅크렸던 자세였을지도 모른다.


고마워, 수영.

내 오래된 작은 어깨를 펴게 해줘서.

월요일 연재
이전 10화이번에 왼쪽 날개죽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