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가려면, 요즘 나는 경기도 버스(52번)과 지하철 4호선을 타고 가야 한다.
서울 버스와 다르게, 경기도 버스에는 TV를 틀어준다.
책을 보거나 창 밖을 멍 때릴 때 빼고는 난 그 TV를 그냥 본다.
그 TV 덕분에 나는 '라바'라는 캐릭터의 인기를 알게 되었고, 심지어 나도 빠져서는 G버스를 타면 '라바' 광고만 기다린다.
그런데...나는 앞으로 라바를 기다리지 않을 것 같다.
어제 우연히 본 그 장면 때문에...
주말 내내 그 장면이 내게 준 감동이 식질 않아서 마음이 적적하다.
시청자가 감독이 되어 만드는 이십 몇 초짜리 영화였는데...
아빠과 아들이 돌잡이 예행 연습을 함께 한다.
아빠가 뭐 하나 집으라고 아들에게 계속 요구하는데 이 놈에 아들이 계속 딴짓이다.
나중에...결국...뭔가를 잡는데...그게 글쎄.
아빠 손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커서 잘 잡히지 않는 아빠 손에 자기 손을 갖다 된다.
돈, 청진기, 재판봉 다 놔두고 그 조그마한 아이가 선택한 것은 아빠 손이였다.
그 아이의 손가락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들이 잡고 싶은 것은 언제나 사랑...사람...이지 않을까?
그동안 우리는 아이들에게 쉬운 문제에 어려운 보기를 준 건 아니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