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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청년 Jul 05. 2018

처음 들어보는 말: 기분 좋았어요.


3년 넘게 같은 부서에서 일하시던 윤 행정원께서 다른 부서로 이동하시게 됐다. 

인사차 사무실에 들르셨는데 마침 나 혼자였다. 

그동안 "볼펜 있어요?" "이쑤시개 있어요?" '물티슈 있어요?" 질문에 

"네, 아니오"의 내 대답이 그 분과 내가 한 말의 전부다. 

복도나 화장실서 마주치면 고개 까닥 인사가 전부인 사이였다. 우린 


윤: 다른 분들은 다 출장 갔죠? 
나: 네 
윤: 저 ** 부서로 옮기게 됐어요. 간다고 인사하려고 왔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잘 지내요.(악수)
나: (악수)네. 윤 선생님도 잘 지내세요. 


(나가시며 문 앞에서 손잡이를 잡고선 나를 쳐다보시며)

윤: 메리다 씨, 참 묘한 분위기가 있어요. 
나: 네? 시간 괜찮으시면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주실 수 있으세요? 제가 저를 잘 몰라서요. 
윤: 카리스마 있어 보여요. 리더십도 있어 보였고. 말할 기회가 있었음 친해졌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 정말요? 제가요? 감사합니다. 
윤: 잘 있어요. 


듣고 한참을 생각하게 됐다. 내가 누군가의 눈에 저렇게 보이는구나.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갖춰야 하나?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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