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오늘 같이 날씨가 좋고 바람이 '안녕? 어디가니?'하고 불어 오는 날이면,
"
여름에 에어컨을 틀어놓아도,
똑같이 시원하거늘
오늘 이 바람 같지 않을까?
"
라고 보이지도 않은 바람을 보겠다고(관찰) 나뭇잎을 보면서
내 자신에게 묻는다.
지금의 내 대답은 " 우연과 필연" 이다.
에어컨은 어떤 공간을 누군가가 원하는 20도를 맞추겠다고 힘쓰지만(우연은 없고 필연만 있어 보인다.)
바람은 분다. 그냥. 지구 전체를. 내가 원하든 안하든 그냥 분다.
그리고는 자신은 모르지만, 지구는 필연적으로 20도가 된다. 늘
(과학자들은 범인을 수사하는 형사처럼
바람이 부는 원인들을 찾아내서 지구전체 모델링을 돌려
우연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는 해석을 늘어놓으며,
바람에게 범인의 꼬리표를 달아 주겠지만)
바람은 자신은 우연이였다고 말할 것이다.
자신은 의도한 적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바람의 결과는 우리에게 필연적이였다.
하지만, 분명
기후 변화 입장에서는 무서운 일이다.
그 시원한 바람이 덜 불게 되었을 때도
바람은 내게 말하겠지.
"필연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