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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임경 Jul 13. 2023

#이제_같이_별로_돌아가자

매짧글 @amazing_0101

나는 생일을 기념해서 별을 하나 샀다. 돈을 내고 이름을 붙였다. 막상 하늘을 보면 내 별이 어디있는지 찾을 수 없다. 우주는 소유권을 주장하기에는 너무 방대했다. 하늘을 보며 저 보이지 않는 별 중에서 하나는 내 것이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일용직의 삶을 사는 나는, 다음 날 또 일급의 일부를 떼어 별을 샀다. 도대체 너는 쥐꼬리만한 돈을 벌어서 어디에 그렇게 야무지게 쓰냐는 언니의 말에 나는 웃었다. 언니 대신 어린 조카를 보면서 대답했다. 


"이모는 별을 모아서 하늘을 사려고 하는데 엄마는 모르나보다, 원재야."


어린 여자 아이에게 남자 이름을 붙여놓고 큰 삶을 살기를 바라는 언니도 나 못지 않은 욕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언니는 나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그 별이 어디에 있다는 건데? 나도 한 번 보자."


나는 하늘을 가리키는 대신 서류를 내밀었다. 낭만이라고 해봤자, 두 눈으로 증명할 수 없어 돈과 서류로밖에 말하지 못하는 내 하늘이었다. 곱게 접어 지갑 안에 넣어두고 다니던 증명서를 꺼내자 언니가 웃었다. 언니의 웃음은 냉소도 아니고, 자조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쾌하거나 유쾌한 것도 아니었다. 나는 언니가 왜 웃는지 물었다. 


이번에 원재는 언니를 대신에 나에게 답했다.


"이모, 이모가 산 별이 많으니까 우리는 다 같이 별로 돌아가는 거야."

"그래, 원재는 그러면 엄마의 바람이랑은 상관없게 대단한 우주 비행사가 돼야 겠다."


언니의 눈초리가 따가웠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결론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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