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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싱키맘 Apr 29. 2022

핀란드 확진자는 <억울함 1> #11



부활절 연휴 마지막날 4월 18일(월)부터 남푠 몸살감기 증상 시작. 남푠은 일 년에 한두 번 으레 감기를 앓기 때문에  그런가 보다 했음.

그로부터 3일 뒤 웬일~ 

웬만해선 감기 안옮는 내가 4월 21일(목)부터 기침을 하기 시작. 그날 밤 열이 오르기 시작하며 온몸을 흠씬 두들겨맞은 듯한 근육통과 함께 사흘 밤을 연신 앓음..


16년 전 헬싱키에서 출산 (23시간 진통하고 결국 제왕절개. 당시 아이가 뱃속에서 나왔을 때 남푠에게 한 말. 백 년 전이었으면 아이도 나도 죽었을 거라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우리 둘 다 살아난 거라고. 그때 이후로 난 아이와 함께 다시 태어났다. 재탄생? 르네상스? 남푠은 그 날 이후로 우리에게 충성~! ^^) 이후 뭇튼 이렇게 아팠던 적은 처음.


침을 삼키기 두려울 정도의 인후통과 목 가슴 주위를 짓누르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고통..

그런데도 이틀에 걸쳐 집에서 테스트한 자가진단키트는 모두 한줄로 음성. 그럼에도 이번에 들어온 놈들은 확실히 이전과 다른 놈들임을 본능적으로 감지.

23일 (토) 아침 일어나자마자 PCR 테스트하러 고고. 

24일 (일) 오전 핀란드 디지털 의료서비스 홈페이지(kanta.fi)에 접속해 결과 확인.


헐~ Positiivinen! 양성이라꼬?! 충격!! 믿을 수 없었었다. 자가진단키트는 또 어드러케 된기야! 내가 코로나 아니 오미크론 아니 뭔 놈이건 간에. 순간 억울함이 쓰나미가 되어 밀려오고 또 밀려왔다.

지난 2년 반 가까이 맘 졸이며 대외접촉 최대한 피하면서 조심 또 조심하며 숨죽이며 지내온 나으~ 세월 들아아~~~ 억울하다규우~~~!!!


정신 차리고 차분히 다시 생각해보니 백신 3차 접종 완료에, 기저질환 없는 건강한 여자가 전파력은 높으나 증상은 경미하게 지나간다는 오미크론의 침투로 이렇게 죽을 똥 살 똥 아파서 고생을 했는데, 

2020년 코로나 초창기 백신도 없던 시절 기저질환에 오미크론보다 훨씬 더 강력한 코로나에 무방비로 감염됐었으면 나도 지금 이렇게 앉아 글을 쓰고 있지 못했을 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을 하니. 순간 섬뜩!


법륜스님 말씀처럼 안죽고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처럼 감사합니다.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아멘 인샬라 나마스떼~

이번 오미크론의 습격과 함께 한번 더 다시 태어난 거신가. 이제 세계 팬데믹 바이러스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천하무적이 된 거신가! 으하하하!!! 쿨럭쿨럭쿨럭... -.- ...


PCR 테스트 전 증상 체크하라는데 지난 1주일 동안 설사 빼고 모든 증상 (발열, 콧물, 두통, 기침, 인후통, 근육통, 권태감, 메스꺼움, 후각 감퇴)들이 순서대로 스펙터클하게도 펼쳐졌음.  


고.진.감.래. 혹은 전.화.위.복? 이라면, 곧 있을 한국행은 출국 전 48시간 이내 PCR 음성 확인증 없이 바로 출국 보장이라는 것. 출국 직전 PCR 결과 양성 나와서 눈물 머금고 출국 연기하신 분들 여럿 보았기에.


어무이~ 지둘리이소오. 코로나인지 오미크론인지 뭔지도 모르는 놈들 초박살내고 초강력 면역체계로 완전무장한 핀란드로 시집 간 딸, 코로나 이후 2년 반 만에 고향으로 찾아감니데이~


<핀란드판 코로나 양성 회복 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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