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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싱키맘 May 03. 2022

모국어에 진심인 핀란드인들 #12

모국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핀란드인들

< 모국어에 진심인, 모국어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는 핀란드인들 >


핀란드 뉴스를 볼 때나 기사를 읽을 때 종종 내심 흠짓~! 하고 감탄 내지는 무릎을 탁~! 치는 느낌이 올 때가 있는데..


이번 기사도 그랬다.


5월 4일부터 핀란드 공영방송 윌레(YLE)에서는 우크라이나어로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것이다. 서비스의 목적은 오롯이 전쟁을 피해 핀란드로 넘어온 우크라이나 난민들(약 4만~8만 명 추정)의 핀란드 내에서의 일상생활과 사회통합을 지원하기 위해서이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신들의 모국어로 중요한 정보와 신뢰할만한 서비스를 제공받게 하기 위함이란다. 우크라니아 전쟁 발발 후 3월 초부터 난민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을 때 공공 통역사 커뮤니티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통역사를 구한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던 기억이 난다.  


2년여 전 코로나가 터졌을 때도 핀란드 정부와 언론, 방송에서 함께 시행했던 것이 핀란드 내 각 이민자들의 언어별로 코로나에 관한 올바른 정보와 매뉴얼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거기에는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지 않게? 한국어는 아직까지 없다…)


이번 한국행을 준비하며 현지 공항 출국 및 한국 입국절차와 관련하여 명확하게 명시된 질병관리청의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각 해외공관 및 항공사에게 영어로 번역되어 전달되는 과정에서 문장이 모호하게 번역되거나 잘못 번역되어 불필요하게 어려움을 겪는 경우들을 접하면서 모국어의 중요성을 더욱 절감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확진 후 완치된 입국자 중 PCR 음성 확인서 없이 국내 입국 항공기 탑승이 가능(음성 확인서 제출 예외대상)한 대상은?


”확진일* 로부터 10일 경과 40일 이내(한국으로 출발일 기준)*인 내국인이다. ※ (예) 3.1(화) 확진된 경우 3.11(금)~4.10(일) 간 PCR 음성 확인서 없이 탑승 가능”


그런데 번역을 다음과 같이 해놓으면,


Korean nationals who recovered from COVID-19 within 10 to 40 days of departure date.

출처) https://overseas.mofa.go.kr/sg-en/brd/m_2435/view.do...


이 영문에는 출국일 전 10일~40일 사이의 ’ 확진일’이 기준이라는 언급이 없으므로 번역해놓은 대로 ’ 회복일’이 기준이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이 회복일의 날짜 기준은 또 무엇인가?라는 매우 애매모호한 찝찝함이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헬싱키 공항에서 카타르 항공사와 옥신각신하다 결국 탑승 못했다는 분들 이야기를 들었다.


핀에어 같은 경우는 영문으로 이렇게 되어있다.


Nationals and residents of South Korea with a COVID-19 recovery certificate or a positive COVID-19 test result issued in South Korea at least 10 days and at most 40 days before departure. 이 영문 번역도 조금 이상하다. 코로나 회복 증명서라는 것 자체도 그렇지만, 한국에서 발행된 코로나 테스트 양성 결과라니.. 우리는 외국에서 출발하고 현지에서 PCR 테스트 후 양성 결과를 받았는데?


이런 소모적인 애매함을 방지하기 위해 영어로 된 매뉴얼에도 질병관리청 매뉴얼처럼 예시(※ (예) 3.1(화) 확진된 경우 3.11(금)~4.10(일) 간 PCR 음성 확인서 없이 탑승 가능)를 번역해서 함께 표시해두면 어떨까? 외국항공사들은 한국 행정서비스처럼 그렇게 친절하지 않으려나? 우리도 이젠 이 정도 요구할 정도는 되지 않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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