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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 첫 키즈카페 나들이
by
노향
Sep 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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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아 9일의 연휴가 생겼다. 율이와 틈틈이 놀아주고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 말고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건 여름휴가 이후 오랜만이라 무척 떨렸다.
어제는 시내의 키즈카페에 갔다. 그동안 몇 차례 고민하고도 못 갔던 이유는 율이만한 아이가 거의 없어서 큰 아이들에게 치이거나 밟힐까 봐 걱정이 돼서다. 하지만 돌 전 아기를 무료입장시켜주는 곳은 율이만한 어린아이가 많이 있었다.
그나마도 다 걸음마는 뗀 아이들이었다. 율이처럼 기어 다니는 아기는 없었다. 혹시 다치지 않을까 진땀을 흘리며 따라다니면서도 율이가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볼풀과 짐볼, 자동차 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율이가 정말 많이 컸구나.' 생각했다. 누워서 팔다리만 움직이던 날이 엊그제 같은데 흔들리는 장난감자동차에 몸을 싣고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며 신나게 웃는 것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가장 재미있었던 놀이는 '기차 타기'였다. 평소엔 팔불출 엄마가 안 되겠다며 아이가 울 때마다 번번이 안아주지도 않던 나인데 율이를 기차에 태우고 돌아서 나오던 길에는 눈물이 흐르고 말았다.
주변엔 다 키가 크고 뛰어다니는 아이들뿐이라 율이가 행여나 한쪽으로 쏠리거나 다른 아이에게 깔리진 않을까 하는 걱정, 안전띠가 커서 몸이 기차 밖으로 튀어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 엄마아빠가 안 보인다고 울까봐 등등 짧은 순간에 온갖 상상이 됐다.
기차가 두 바퀴를 도는 시간이 왜 그렇게 길게 느껴지던지. 앞으로 율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학교에 보내고, 독립시키고, 결혼도 허락할 텐데.
다른 엄마들처럼 자식을 과잉보호하지 않고 강한 딸로 키우겠다고 자신했는데 겨우 키즈카페 기차 한번 태웠다가 이게 뭐람.
나는 율이가 탄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엄마가 안보일까 봐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율아, 엄마 여깄어! 엄마 보이지? 걱정 마!"
하지만 정작 율이는 울기는커녕 즐거워만 보였다. '우리 율이 다 컸네. 엄마 안 보인다고 울 줄 알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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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 엄마. 기자. '아이 가져서 죄송합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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