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8. 육아방식의 차이

by 노향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무리 좋은 부부 사이라도 한번쯤은 의견 충돌이 있기 마련이다. 나는 모유 신봉자도 아니고 화학물질 우려가 있는 물휴지도 마음껏 썼으며 아기가 울 때 일을 핑계로 방치한 적도 많았다.

반면 남편은 나에 비해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해 아주 잠깐이라도 아이를 울리는 법 없이 늘 품에 꼭 안아 키웠다. 그런 우리 부부에게 육아방식의 차이로 다툼이 생긴 건 내가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남편은 아이를 예뻐하는 마음은 컸지만 청결이나 건강문제에 있어선 꼼꼼하지 못했다. 아마 대부분의 아빠들이 그럴 것이다. 분유를 타 두었다가 한참 후에 먹이거나 이유식 대신 어른 음식을 주는 것, 아이에게 TV나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것 모두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난 한번도 남편의 육아방식에 참견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주양육자로서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육아와 관련해 조심스러운 건 베이비시터보다 부부 사이가 더했다.


우리가 육아문제로 가장 크게 다툰 건 카시트 때문이다. 남편은 아이와 단둘이 차를 탈 때 운전석 옆에 카시트를 설치했는데 아이가 뒤에 있으면 보이지 않으니 불안하고 운전에 집중할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나는 카시트를 설치하는 이유가 만일의 교통사고에 대비한 것인데 앞에 태우는 건 위험해서 안된다고 주장했다.

친구 부부와 술을 마시다가 이 문제로 논쟁이 벌어졌다. 남편의 친구도 아이 안전과 관련된 일이니 잘못됐다는 입장이라 남편이 고집을 꺾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이 일로 화가 나서 며칠 내내 말을 안 할 정도였다.


이런 내 고민을 들은 친구는 명쾌하진 않지만 그나마 위안이 되는 말을 해줬다. "육아문제는 양보가 없어. 잘못된 건 싸워서라도 바로잡아야지. 그래도 지금까지 율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니까 믿고 맡겨봐도 괜찮지 않을까?"


앞으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학교에 보내고, 교육문제까지 얽히면 우리 부부도 남들처럼 더 많은 갈등을 겪게 될 것이다. 모든 결정을 내 뜻대로 하거나 싸워서 이길 수 없으므로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양보하게 되겠지.

육아가 어려운 이유는 모든 일을 나 혼자 결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육아방식에 옳고 그름이 있는지 아무리 고민해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라 혼란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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