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아이를 데리고 음식점에 가기가 조심스럽다 못해 겁이 난다. 기어다닐 때만 해도 남편과 번갈아 밥을 먹고 아이를 통제할 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마저 힘들다.
아이를 잠깐이라도 붙잡아두려고 하면 온갖 고함에 발버둥을 친다. 음식점 안 손님들의 눈이 우리 가족에게 쏠린다.
그렇다고 내버려두면 호기심 많은 아이가 곳곳을 헤집으며 다니다가 낯선 사람에게 장난을 치거나 식사를 훼방놓는다. 부모의 눈에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이지만 싫어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아이의 행동을 어느 선까지 용인해야 '맘충' 소리를 안 들을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극과 극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그 정도도 이해 못하면 정말 못된 사람이다. 아이가 피해를 얼마나 준다고. 그럼 엄마아빠는 외식도 하지 말란 거야?"라고 말하는 반면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는 경우 "말 안 듣는 나이면 집에서만 먹어야지."라는 반응이다.
그래서 요즘은 웬만하면 집밥을 먹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데 귀차니즘과 별개로 우리 부부는 워낙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사교적이다. 결혼식이나 돌잔치 등 행사에 참석하는 날이 많고 서로의 친구들과 부부 동반으로 만나는 일이 잦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예전처럼 주말마다 외출하지는 않아도 한달에 한번 정도는 친구들을 만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군가는 우리 부부에게 "철없다."고 비난할 것이다. 부모가 되는 것은 많은 희생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다른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는 일이 없도록 모범적인 부모가 되고싶지만 가끔은 답답하다.
아이를 낳고도 거리낌 없이 갔던 술집인데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 됐다. 아이가 천지 분간을 하게 되니 술집 같은 곳은 데리고가기가 망설여진다.
오늘도 집에서 세 식구만의 파티를 열며 20년 후에는 율이와 함께 멋진 술집에서 건배할 날을 상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