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 후 집에 오니 율이가 "엄마!" 하고 부르며 달려나왔다. 처음 있는 일이라 감격스럽고 나도 달려가 율이를 안아줬어야 했는데 나는 두고두고 후회할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바로 직전 퇴근길 깜박한 업무가 생각났다. 사소한 거지만 며칠 전 같은 일로 상사의 지적을 받았던 터라 남편에게 전화해 집에 있는 컴퓨터로 회사 메신저를 접속해달라고 부탁했다. 설상가상 남편은 "똑같은 잘못을 몇 번째 하느냐."며 화를 냈다. 나도 화가 나서 전화를 툭 끊어버렸고 기분이 확 다운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 문을 열자마자 율이가 달려오니 나는 기쁜 마음도 느낄 겨를 없이 컴퓨터로 뛰어갔다.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율이가 와 옷자락을 붙잡았다.그때서야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율이가 나에게 달려온 게 처음인데. 기쁜 표정으로 같이 소리를 지르며 율이를 안아줬어야 했는데.
뒤늦게 율이를 꼭 안아줬지만 불과 3분의 차이로 나는 돌이킬 수 없는 '율이의 첫 순간'을 놓친 듯한 기분이었다.
워킹맘의 슬픔 중 하나는 아이의 모든 성장과정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다. 첫 옹알이, 첫 뒤집기, 첫 걸음마 등등…. 생각해보면 놓친 것이 너무나 많다. 그럼에도 늘 잊고 실수하며 후회한다.
비록 우리가 모든 순간을 함께할 순 없지만 가능한한 많이 마주보고 대화를 나누고 사랑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번번이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 일을 교훈 삼아 다시 한번 다짐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그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앞으로 아이는 몇 번이고 퇴근하는 엄마를 향해 달려오겠지만 나는 어제의 율이를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