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전쯤의 일이다. 옆집 아주머니들이 주말 저녁 한 집에서 모여 맥주를 마시자는 연락이 왔다. 평소 인사 정도만 나누고 친하게 지낼 기회가 없었지만 과일이나 빵 등 먹을 것을 나눠주는 등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물게 인심 좋은 이웃들이었다.
왼쪽 집엔 우리 딸 또래의 여자아이를 둔 부모가 살고 오른쪽 집에는 아이 없이 강아지를 키우는 부부가 살았다.
집에 도착했을 때 강아지를 키우는 집 여자는 술에 취해 있었는데 나를 보자마자 대뜸 화를 내는 것이다.
많은 말들이 오갔지만 요점만 정리하자면 "아이를 그렇게 키워서는 안된다."는 거였다. 워킹맘은 엄마 자격이 없다거나 아이가 엄마를 싫어하는 것 같다는 등의 말을 하는 데 당황한 나머지 나는 "당신이 뭔데 나의 육아에 참견하느냐."며 화를 냈다.
그날 안 사실은 그녀가 불임으로 아이를 갖지 못하는 사연이 있었고 그래서 이웃집 아이들을 워낙 예뻐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아이만 봐도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하던 모습을 봐왔으므로 감사한 마음이었다.
나는 그녀의 말과 행동을 순수하게 우리 아이를 위하고 걱정하는 의도로 받아들여야 했을까 고민했다.
요즘 아동 학대와에 관한 뉴스가 자주 나오는 가운데 이웃의 의심 신고가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한다. 아동복지 선진국에서는 옆집 일이라고 학대를 간섭하지 않거나 방임해도 처벌을 받는다.
집안에서나 밖에서나 육아를 간섭하는 사람들에겐 아이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라는 명분이 있지만 대부분은 낯선 사람의 지나친 사생활 침해일 뿐이다. 때로는 주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면서도 지나친 관심은 부담스럽다. 그 경계가 모호하니 서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족하면 괜찮지만 넘치면 안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