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7. 워킹맘과 아이의 거리

by 노향

선배 워킹맘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조언 중 하나는 회사가 어린이집이나 학교와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아이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친구와 다퉈서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빨리 부모님이 달려가야 해서다. 할머니나 베이비시터 등은 아이가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개인적으로는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엄마는 언제든 와줄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야 할 나이가 다가올수록 회사와 집의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불안해 일에 집중하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아이를 회사 근처 어린이집까지 데리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는 사람 중에는 경기도 부천의 집에서 판교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까지 딸을 데리고 다니는 경우도 있는데 이른 새벽 잠든 아이를 억지로 깨워 카시트에 싣고 한시간을 달리다 보면 자신도 딸도 측은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차로 1시간30분, 지하철로 1시간10분 거리다.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는데 지하철로 한시간을 가는 것도 아찔하지만 급한 마음에 택시를 잡아탄다고 더 빨리 갈 수도 없는 환경이다.


남편이 다시 일을 시작하면 직업상 나보다 근무시간 내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어려워서 회사 근처로 이사를 계획하고 집을 보러 다녔다. 회사에서 가까우면서 우리 예산에 맞는 동네가 많지 않은 데다 그나마 다 주변환경이 나빴다. 서울역 근처라 치안이 불안하고 가파른 언덕이거나 으슥한 골목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 집앞에 어린이집이 있는 곳도 찾기 힘들었다.


남편과 상의 끝에 지금 사는 곳에서 회사까지 30분 정도를 단축시킬 수 있는 과천 주택가를 알아봤지만 대출이자를 지금보다 3배 넘게 부담해야 했다.


워킹맘과 아이의 적정거리는 얼마큼일까.

30분이면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할 때 가장 빨리 달려가 안아줄 수 있는 거리일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두렵고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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