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이유식 계급

by 노향

주위에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많아서 좋은 점도 많지만 때로는 나도 모르게 비교당하며 속상해하곤 한다.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를 다니는 후에야 아이들 사이에 소위 보이지 않는 계급이 생길 것 같지만 갓난아이 때부터 생각하기에 따라 있기도 한다.


SNS를 하다 보면 아이엄마들은 집에서 정성스레 만든 이유식을 포스팅하는데 친한 선배는 대구살·시금치·당근, 소고기·우엉·청경채, 구기자·대추·닭고기를 종류별로 만들어 예쁘게 담은 사진을 올렸다. 그 정성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아이에게 먹이는 이유식이 부족하고 미안하게 느껴져 비교됐다. "우리 율이가 보면 안 되는데…."라고 농담같이 댓글을 달았더니 육아휴직 중인 그 선배는 "나도 회사 다녔으면 사서 먹였을 거야."라며 격려해줬다.


또 한 친구는 옥돔 이유식을 만드느라 가시와 살을 손으로 일일이 발라냈다는 글을 올려 다시 그런 생각이 들게 했다. 우리 아이는 마트에서 파는 인스턴트 이유식이 주식이고 주말에 직접 만들어 먹여도 김과 밥을 싸주거나 두부, 계란, 햄밖에 못먹인 게 마음아팠다.


요즘은 마트에서 파는 음식이 편리하기도 하고 믿을만한 기업의 제품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게 된다. 아이는 먹는 게 제일 중요한데…. 성장기라 영향이 부족하면 안 되는데….

이렇게 생각하면서도 정작 아이를 위해 손수 음식을 만들어주지 못하는 건 워킹맘이라서가 아니라 단지 나의 게으름이 아닐까 자괴감도 든다.


그럼에도 아프지 않고 쑥쑥 잘 커주는 아이에게 고맙다.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주고 기쁜 마음을 표현해주는 아이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다.

부모의 책임은 끝이 없는 것 같다. 아이를 낳을 땐 몰랐는데 키우면서 그 무게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더해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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