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 인생을 예술같이

by 노향

오늘로 결혼한 지 1년 7개월째가 됐다. 결혼생활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우리 부부는 큰 탈 없이 살아가고 있다. 고맙게도 아이는 크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준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평범한 삶이지만 내 35년 인생의 전부를 통틀어 가장 특별하고 빛나는 순간이었음을 느낀다.


결혼식 하루 전날이었던가, 아빠가 10장을 넘는 장문의 편지를 써 보냈다. 아빠의 잔소리는 한결같지만 결혼을 앞두고 감정이 복잡했던 터라 한마디 한마디가 마음에 와닿았다. 그중 지금까지 잊히지 않는 말은 “인생을 예술같이 살라.”는 것이다.


“너는 스스로 남편을 선택했다. 내가 범석이를 상면하지도 않은 채 허락한 것은 네 선택을 신뢰한다는 뜻도 있지만 너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지길 바라는 의미이기도 했단다.

어떤 사람은 얘기하기를 억지로 되지 않는 것이 배우자와의 결합이라고 했다. 어찌 생각하면 숙명적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마치 숙명처럼 느껴지는 부부간의 만남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엄숙한 선택이다.

사랑의 속성은 아낌없이 주는 것이다. 주는 만큼 받으려는 것은 상거래지, 진정한 사랑이 아니란다. 왜 상대방에게 서운한 감정을 갖게 될까.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식에게 주는 것은 아깝지 않다. 자식은 가장 사랑하는 존재기 때문이다. 노향이는 부디 자식에게 베푸는 사랑처럼, 대가를 바라지 않는 진정한 사랑을 나누기 바란다.

우리가 인생을 살다 보면 성공한 인생과 실패한 인생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결과의 차이는 크지만 출발의 차이는 근소하다.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면 능률이 오르고 재미를 느끼며 성공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

이제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너희 두 사람은 함께 ‘성공의 길’로 들어서서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예술처럼 아름다운 인생을 가꾸어가길 바란다.”


아빠의 말처럼 인생을 아름다운 예술처럼만 사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에게나 가능한 일이니까.


하지만 모든 예술이 그렇듯 위기와 갈등이 없는 삶은 없다. 워킹맘으로서의 회사생활, 출퇴근길의 고단함, 시집과의 갈등 모두 ‘나의 인생’이라는 작품에서 일부일 뿐이다.


완벽할 수 없음을 인정하자. 더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과 서로에 대한 배려, 그 과정에서 얻은 기쁨과 상처까지 전부 다 받아들이자. 그 하나하나가 쌓여 나의 경험과 우리의 추억이 되며 훗날에는 아름다운 인생을 살았다고 회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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