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 극성맞은 잠투정

by 노향

아기들의 잠투정은 때로는 정말 믿을 수 없을 만큼 고약하다. 그냥 우는 것도 모자라 화를 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제 분노를 주체 못해 엄마아빠를 마구 때릴 때도 있다.

아무리 성격 좋은 부모라도 가끔은 인내심에 한계가 오고 잠투정하는 아이에게 화를 내게 된다. 머리로는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순간적인 감정조절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최악의 방법이다. 영문도 모르고 부모의 화난 얼굴을 보게 되는 아이는 한번 자지러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이럴 때는 우는 아이를 애써 외면하거나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나도 그랬고 남편도 그랬다. 잠 앞에 장사가 없는데 새벽 늦게까지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귀를 틀어막고 될 대로 돼버려라는 심정이 된다.


어젯밤에는 새벽 4시쯤 아이가 깨서 울기 시작했다. 남편이 한 시간 넘게 달래다가 결국은 화를 내고 말았다. "너 갖다 버릴 거야!" "나가! 필요 없어!"


맞벌이부부일 경우 이런 상황이 자주 생긴다. 둘 중 한 명이 전적으로 아이를 케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늦게 잠들거나 일찍 깨는 것은 더 낫지만 깊이 잠든 중간에 깨 한 시간 넘게 잠투정을 받아주느라 시간을 허비하면 그날 하루를 아예 망쳐버린다.


초보양육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우는 아이를 무작정 달래거나 끌어안고 있다가 결국 단념하고 지쳐 잠들기를 기다리는 일이다. 우는 아이를 달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먼저 모유나 우유를 먹여보고 기저귀를 갈아준 다음 열을 재는 등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밥 먹을 시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금세 잠들겠지 하는 생각으로 버티는 경우가 생긴다. 아이가 떼를 쓸수록 아이와의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오기마저 들 때가 있다.


어른도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은 잠을 자다 말고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기도 한다. 그런 아이에게 무조건 다시 자라고 한다고 잠이 들리 없다.

특히 신생아 때는 2~3시간 간격으로 수유를 하는데 어떤 날은 아이가 30분 만에 배가 고플 때도 있다.


아이의 잠투정을 견디며 출근시간이 다가오는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보채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은 출근길도 지옥이다. 온종일 아이의 얼굴이 아른거리며 후회와 죄책감으로 얼룩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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