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7. 어린이집 등원(하)

by 노향

어린이집 입학을 결정하고 나니 할 일이 많아졌다. 선생님과 학부모가 소통하는 스마트폰앱 '키즈노트'는 과거의 가정통신문이 나날이 발전해 SNS처럼 변화한 것인데 놀랍고 신기하기만 하다.


시간이 흐르면 적응하고 익숙해지겠지만 아직까지 키즈노트는 하루 종일 내 일과를 좌지우지했다.

수시로 울리는 알림에 즉시 확인 후 답글을 올려야 마음이 놓였고 한번 읽은 글이나 공지도 두 번 세 번 반복해 읽게 됐다. 처음이라 아이와 관련된 모든 게 궁금했지만 그동안 선배 워킹맘들이 아이 때문에 온종일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첫 수업을 하루 앞둔 어제는 키즈노트에 한 달 동안의 점심과 간식 메뉴가 올라왔다. 회사 구내식당 메뉴도 궁금해하지 않던 내가 메뉴를 전부 다 확인했다. 선생님과 주고받는 대화 한마디도 단어를 고를 때는 신중할 정도로 긴장됐다.


이런 스트레스가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이가 더 큰 세상을 향해 내딛는 첫걸음이 기쁘고 설렌다.


막상 오늘은 첫날이라 아이아빠의 참관으로 30분 동안 수업이 진행된 게 다였다. 특별한 교육이나 활동이 이뤄지진 않았다.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율이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무서워하지는 않았는지 너무나 궁금한 것 투성인데 남편은 30분이 정신없이 흘러가는 바람에 아무 일도 없었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겨우 어린이집이지만 매일매일 해야 할 일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전에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침대에 쓰러질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매일 저녁 아이의 어린이집 식판을 세척해 가방에 넣어주고 물컵과 기저귀, 여벌 옷 등을 챙겨줘야 한다.


엄마로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부족함이 많은 엄마지만 기대와 희망이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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