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 어린이집 치맛바람

by 노향

불과 어린이집에도 치맛바람이 분다.

며칠 전 처음으로 율이 어린이집 수업에 참관했다. 같은 반 엄마들과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와 정보를 나눌 기회가 온 것이다.


한 아이엄마는 외모가 예쁘고 화려한 데다 어린이집에 관한 많은 정보들을 알고 있었다. 셔틀버스 운전기사가 원장님 남편이라는 것과 급식실 쌀이 자기 집에서 쓰는 제품과 같은 유기농이라는 정보 등이다.


그런데 그 아이엄마에게 들은 이야기 중 한 가지 마음이 쓰이는 것이 있었다. 아이의 담임교사 배정에 관한 문제다.


아이 어린이집은 3명의 교사가 12명의 아이를 돌보는 시스템이다. 아이 4명당 1명의 담임교사가 배정된다. 경력 20년차의 선생님, 중간 경력의 젊은 선생님, 신입 선생님 이렇게 세 분이 있다.

보육기관을 처음 이용하는 부모의 마음이야 대부분 경험 많은 선생님이 자기 아이를 맡아주면 하고 바라겠지만 내 아이를 더 잘 봐달라는 것은 청탁이자 형평의 문제이므로 조심스럽다.

그런데 그 엄마는 원장님에게 20년차 선생님이 자기 아이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부탁했고 그럼에도 다른 선생님이 배정됐다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인터넷에서 이런 비슷한 글을 본 적이 있다. 어린이집 등원을 거부하던 아이의 엄마가 자기 딸이 집단따돌림을 당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것이다. 아직은 순수한 어린 아이들이 왕따놀이를 한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그 배경이 더 충격적이었다.


같은 동네에서 함께 자라 엄마끼리도 친한 4명의 아이가 반의 분위기를 주도하는데 다른 친구들을 번갈아 따돌렸다. 어른의 관점으로 보면 그 4명을 제외한 다른 친구들과 모여 놀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들의 세계는 다르다. 마음이 여리고 소심한 아이들은 센 무리의 친구들 사이에 소속되고 싶은 마음이 클 수 있다.


4명이 새 학기 들어 서로 다른 반에 배정되면 엄마들은 어린이집 원장에게 항의했다. 그 엄마들이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지 않으려면 차라리 직접 공동육아를 하는 것이 옳은 방법 아닌가.


일러스트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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