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2. 맞벌이와 주말육아

by 노향

지인 중에 정말 바쁜 두 기자부부가 있다. 두 집은 평일 동안 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주말마다 찾으러 다닌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속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회사에 있는 내내 아이 걱정으로 전전긍긍하는 내가 5일이나 아이를 못 봤다가는 아마 스트레스로 죽을지도 모른다.


또 다른 부부는 친정 부모님과 합가를 선택했다. 사실상 아이를 친정에 맡기는 집과 다를 바 없지만 평일에도 아이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게 큰 차이다. 어쨌든 두 경우 다 조부모의 절대적인 지원을 필요로 한다.


중국인 입주 보모를 고용한 집도 있다. 한 달 200만 원 정도의 월급을 지급하고 온종일 아이와 베이비시터가 시간을 함께 보낼 뿐 아니라 잠도 같이 잔다.


결론은 맞벌이 부부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온전히 두 사람만의 힘으로 아이 한 명을 키우기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조부모의 희생이든 금전적인 희생이든 다른 무언가 없이는 보육기관과 시간제 베이비시터에게만 아이를 맡기기가 버겁다.


나도 지난 6개월 맞벌이 육아를 해본 결과 그들을 이해한다.

그 이유는 누구나 알지만 일과 가정의 양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이나 대다수의 상사들은 조직원이 집안일보다 회사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주기를 원한다. 설령 그런 강요가 없더라도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과 육아의 기로에서 전자를 택할 수밖에 없다.


요즘 임신과 컨디션 저하로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퇴근하자마자 아이가 놀아달라고 투정하며 매달릴 때는 더욱 주말 육아의 사정을 이해하게 됐다.

비록 고단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지만 지금 나의 삶에 감사한다. 매일매일 귀여운 아이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이유로.


그래서 정치권이 앞다퉈 내놓는 육아복지공약도 3년 육아휴직같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보다는 유연근무제나 단축근무제가 훨씬 실효성 있다고 생각한다.

법정 근로시간 준수까진 기대하지 않지만 매일 예측 가능한 퇴근시간만 지켜져도 아이 두 명은 마음 놓고 키울 자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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