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취재원은 서울과 강원도를 오가며 주말육아를 하는 맞벌이부부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정책으로 주말부부가 됐다.
평일에는 두 사람 다 바쁜 탓에 아이들을 서울의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주말에는 덜 바쁜 사람이 아이들과 함께 배우자가 있는 곳으로 간다. 강원도에서 근무 중인 아내가 바쁘면 남편과 아이들이 강원도로 가서 주말을 보내는 식이다.
그 부부에게는 최선의 방법이겠지만 나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결단이었다.
육아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에게 들은 의외의 고민은 아내가 아이들을 위해 너무 많은 지출을 하는 것이다.
둘 다 고소득자라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지만 남편의 기준으로 볼 때 지나친 고가의 장난감을 자주 사주거나 주말마다 10만~20만 원의 비용이 드는 놀이공원에 간다고 했다.
남편 생각엔 아내가 아이들과 평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과 보상 심리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듣다 보니 나는 그 아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아이가 생후 2개월 때 일을 시작했다.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사실은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했다. 그리고 쉬는 날에는 뭔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백일 된 아이에게 수영복을 입혀 워터파크를 갔고 8개월 아기를 데리고 미국 여행을 했다. 주말마다 뽀로로파크 같은 곳을 가면 우리 아이가 가장 어렸다. 제대로 기지도 못하는 손님은 우리 아이뿐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돈을 버는 거라고 합리화했다.
이런 이유로 대다수 맞벌이부모의 경제적효과가 없는 것은 많은 워킹맘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남편의 휴직 후 다시 외벌이를 하게 되자 자연스럽게 절약의 생활로 들어섰다. 주말이면 집 앞 놀이터나 가까운 공원, 마트 등을 가는데 아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즐거워한다. 아이에게는 엄마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지 특별한 장소가 필요한 건 아니었나 보다.
하긴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가 비싸고 좋은 것이 무엇인지 알까 싶다.
율이가 특히 좋아하는 곳은 마트인데 늘 처음 와보는 것처럼 모든 사물에 반응하고 놀라워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사랑스럽다.
그래서 생각했다. 아이에게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주기보다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에 더 큰 의미를 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