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만의 복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랑”
“100일 만의 복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운 사랑”
— 무너진 나를 일으켜 세운 건, 당신이었어요 엄마
산후우울증은, 어쩌면 나에게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육체적으로는 체력이 이미 고갈된 상태였고,
정신적으로는 마음은 매일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혼자라는 감정이었다.
내가 생각했던 결혼과 출산이랑은 너무 다른 환경에 난 적응이 되지 않았다
남편이라는 사람은 육아에 관심이 없었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이도, 가정도, 지금 이 시기의 소중함도. 그에게는 아무것도 우선순위가 없었다
그는 늘 바쁘다는 말로 나와 아들을 밀어냈다.
일주일에 한 번
아니, 좀 더 정확히는 한 달에 한 번이 맞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편은 얼굴 보기도 힘들었고, 전화를 하면 미팅 중이라며 끊기 일쑤였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졌다.
잠을 못 자는 밤이 이어졌고, 아이는 울고 또 울었다.
그 작은 몸짓에서 나오는 큰 울음소리에 내 심장이 조여들었고,
점점 내 안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러던 어느 날, 지쳐서 침대에 누워 있는데
오랜만에 집에 온 남편이 한 마디 툭 던졌다.
"너, 애 낳더니… 두툼해졌네."
내가 정육점 고기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을 수 있었을까.
그것도 그와 나 사이에 아이를 낳다가
임신중독이 왔다는 걸 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인가?
정말 이 사람이 나를 한때 사랑하긴 했던 걸까.
그날, 나는 결심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이렇게 살다가는… 정말 아이에게까지 상처를 줄 것 같았다.
병원에 갔다.
입원 치료를 받았다.
3주 동안 병원 침대에 누워, 그동안 나를 무너뜨린 감정들을 정리하려 애썼다.
나를 당장 돌보지 않으면 내가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에 그때는 그게 최선책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아들은 친정엄마가 온전히 돌봐주셨다.
생각해 보면 친정엄마가 보기에도 난 온전치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다.
그 영향인지 아들은 지금도 외할머니를 ‘할 엄마’라고 부른다.
산후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다시 일하기로 결심했다.
주변에서 벌써 일하러 나간다고? 이야기하며 다들 만류했지만 난 생각이 달랐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을 것 같았다.
원래계획은 아이가 세 살쯤 되면 복직하려 했지만,
그런 계획은 현실 앞에서 무너졌다.
우울감이 나를 삼키기 전에,
일이라는 이름의 버팀목이 필요했다.
내가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친정엄마와 아빠 덕분이었다.
엄마는 자신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셨고,
매일매일 우리 집에 와서 아들을 돌봐주셨다.
아빠 역시 모든 휴일을 손자 돌보는 데 쏟아부었다.
졸지에 불효녀가 되었다. 부모님은 졸지에 따로 떨어져 사시게 되었다.
아버지는 친정집에서 엄마는 나의 신혼집에서...
그 시기,
나는 정말 많이 울었다.
감사해서, 미안해서,
그리고 다시 살아 있는 나로 돌아오는 중이었기에 조금은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며 일만 했다.
모든 육아는 전적으로 친정엄마에게 오롯이 넘겼다.
지금생각해도 참 감사하고 죄송스럽다.
“엄마가 없었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그 말이, 진심으로 나왔다.
친정엄마는 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운 첫 번째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