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며..
나는 친절하게 일하는 미용사였다.
적어도 그렇게 믿어왔다.
웃으며 인사했고,
설명했고,
참았고,
넘어갔다.
23년 차 미용사로
나는 나름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일을 마치고 나면
마음이 먼저 닳아 있었다.
누가 크게 화를 낸 것도 아니고,
무례한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자주 상처받는 걸까.
그때는 몰랐다.
문제가 친절이 아니라
거리라는 걸.
이 글들은
더 잘 응대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쓰이지 않았다.
대신,
상처받지 않고 오래 일하기 위해
내가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들의 기록이다.
혹시 당신도
웃고 있었는데
마음이 내려앉았던 날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은 당신 편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글에 등장하는 이름들은
모두 가명이다.
시간이 흐르며
내 기억에 일부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미용을 사랑해 왔고
나를 찾아주는 고마운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계속 고민해 왔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그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고,
미용실이라는 공간에서 오간
말과 표정,
그리고 조심스러운 스킨십 속에 담긴
사람 이야기를 풀어낸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