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카스카이스, 경로를 이탈했다

내려놓는 여행의 시작

by Merrychloemas

사실 우리에게는 카스카이스에서 굉장히 의욕적인 계획이 있었다. 고작 반나절 아니 3-4시간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단 일분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빡빡한 일정을 세워두고 있었다. 휴양도시인 카스카이스 해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며 유명한 관광지들도 들릴 예정이었다. 혹시나 시간을 낭비할까 자전거 렌트하는 방법을 반복해서 찾아보며 카스카이스에서의 시간을 몇 번이나 머릿속으로 그렸다.


여행지에서 자전거를 타며 하루를 마무리한다면,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긴 여정의 피날레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카스카이스에 도착한 순간 우리는 마치 처음부터 계획이라고는 없던 사람들처럼 움직였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였을까. 호카곶에서 카스카이로 넘어오면서 가진 꿀맛 같은 낮잠 때문이었을까. 카스카이스에 도착한 순간,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을 완전히 잊어버렸다.




리스본에서의 셋째 날. 하루 종일 근교여행을 하는 날이었다. 가장 먼저 신트라로 이동해 헤갈레이라별장을 본 후, 호카곶을 들렸다가 마지막으로 카스카이스까지 갔다가 리스본으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이 모든 일정을 대중교통으로만 다녀올 계획이라 더욱 부지런히 움직 여여만 하는 여행이었다.


리스본에서 신트라로 이동해 로컬 식당에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먹고, 헤갈레이라별장을 돌아보는 일정까지는 계획대로 흘러갔다. 하지만 헤갈레이라 별장에서 호카곶으로 이동하는 일정부터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했다.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는데, 예정된 시간이 되어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그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놀랍게도 우리 빼고는 아무도 초조해 보이지 않았다. 역시나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구나 싶은 순간, 다행히 버스가 도착했다. 마을버스 같은 작은 버스였는데, 가는 길에 보니 왜 작은 버스를 운행하는지 알 것 같았다. 운전고수가 아니라면 다니기 힘들 정도로 길이 좁고 구불구불했다. 한국에서도 마을버스 기사님들이야말로 진정한 운전의 고수들이라 생각했는데 포르투갈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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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기까지 온 당신, 반갑습니다. 하고 싶은 게 많은 경험애호가 클로이입니다! 이곳은 머릿속 끝없는 생각을 쏟아내는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소통하고 싶은 공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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