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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이 Apr 17. 2022

#3 번아웃이라는 것이 게으름의 핑계일까요?

심리상담을 통한 스스로의 가치 찾기



번아웃: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



번아웃?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면 번아웃이라는 것 자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고, 열정과 욕심의 크기가 커서 지친다는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번아웃이라는 건 단순 핑계일 뿐이고, 해야하는 모든 것을 미룰 수 있는 핑계라고 생각했다.

타인에게는 관대한 편이기에(사실은 큰 관심이 없는 편이기에) 타인의 번아웃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내 스스로의 번아웃은 인정할 수 없었다.

나 스스로에 대한 핑계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번아웃이란 단어는 나에게 해당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말부터 늘 하던 것들이 정말 하기 귀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도 가기 싫고, 글도 쓰기 고, 공부도 하기 귀찮았는데 워낙 스스로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라

몸이 좀 무거워져서 게을러졌고, 정확한 목표가 없어 게을러졌다고 생각했다.


무언가가 이토록 하기 귀찮고 싫다는 생각은 처음인지라 당혹스러웠지만

워낙 벌려놓은 일이 많기에, 평소에 규칙으로 정해놓은 일이 많았기에

억지로 해야하는 최소한의 일들을 하고 있었다.


정확한 목표가 없어 게을러졌다고 생각해서 목표를 정확히 하려고 시각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를 제대로 못사는건 게을러져서니, 24시간 스케쥴러를 써야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일련의 노력들마저 정말 너무 귀찮고 무기력감이 느껴졌다.


그러던 중 심리상담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바디프로필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후 새로운 목표가 없어 사는 것이 조금 루즈해졌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선생님이 혹시 번아웃이 온거 아니냐고 물어보셨다.

그때까지는 마냥 모든 것들이 귀찮다고 생각하던 나였던 지라 

선생님 앞에서는 "아닐껄요?"하고 웃으며 대답했지만

스스로는 "설마 내가 정신적 나약함의 대체 단어로 치부하는 '번아웃' 이라고..?" 하는 반문을 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근 5개월동안 아래와 같이 쳇바퀴처럼 살았다.



<평일>

4:30-5:40 기상 후 명상, 독서, 도시락 챙기기

5:40-6:00 헬스장으로 이동

6:00-8:10 아침운동

8:30-9:30 출근

9:30-18:30 근무

(퇴근 후  주 1회 영어회화, 주 1회 심리상담, 주 1회 정도 회식, 식, 주1회 피부과 방문 등)

21:30-22:30 취침


<주말>

8:00-11:00 운동 

11:30-12:00 점심 식사 

12:00-13:00 휴식

 13:00-18:00 독서/방송통신대과제/사업생각 등

 18:00-18:30 저녁식사

 18:30-21:00 글쓰기, 독서




저런 일정에서도 늘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침/저녁으로 스트레칭을 해야한다

물은 2L는 마셔야한다

근무중에 간식먹지 않기 다리 꼬지 않아야한다



내 생활습관을 정말 고치고 싶었고 고쳐지지 않아 스스로에게 정말 화가 났었다.

무언가를 하기 싫어도, 귀찮아도 꾸역꾸역 참아가면서 했다.


하루에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보다 싫은 것이 없어서 참아가면서 하다가

몸에 결국 병이 났고, 누워서 책만 보고 싶은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항상 하루하루를 무리하면서 달리다가 병이 나서 쉬거나,

무리하면서 무언가를 하다가 몸이 다쳐서 쉬게 되었었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어떤 삶이 나은지는 모르겠지만, 

내 삶을 일종의 그래프의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변동폭이 큰건 사실이었다.


만약 그렇다면 내 을 일종의 그래프들의 합산값으로 본다면 

변동폭이 적은 보통 사람들과 비슷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차피 결과값은 큰 차이 없으니 인생을 길게 보고 조금은 쉬엄쉬엄 하는게 좋지 않을까?

사실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다.

 헤이해진 나 자신이 도망갈 수 있는 출구로 번아웃을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내가 정말 좀 쉬어가야하는 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낼 수 있는 결과값의 총량이 큰 차이가 없다면

굳이 하기 싫고 귀찮다고 느껴지는 일을 참고 해야할 필요가 있는 걸까?


해야하는 일들을 잠깐 멈추고 쉬고 있는 지금도 상당히 불안하고 스스로가 싫다.


하지만, 내가 낼 수 있는 결과값의 총량이 큰 차이가 없다면 

굳이 나 스스로를 싫어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닐까?


무리 하지 않고 살아간다면 번아웃이라는 핑계를 댈 필요조차 없는 것 아닐까?

        



사진은 뜬금없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올 여름의 휴가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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