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나니 뒷담화라 쪼매 찔리는 글
A는 B와 싸워서 B는 A와 사이가 좋지 않다. A는 C에게도 크게 뭐라 해서 C는 A를 조금 불편해한다. A는 D에게도 크게 뭐라 해서 D도 A를 조금 불편해한다. A는 E에게도 크게 뭐라 해서 E도 A를 조금 불편해한다. 여기서 C는 나다.
A가 잘못 알았던 것인데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로 화내듯이 얘기하는 바람에 내가 잘못한 것처럼 돼서 기분이 상했지만, B가 메신저로 A가 잘못 알았다는 걸 알려줘서 괜찮았다. A는 나한테 했듯이 D에게도 같은 행동을 해서 D가 화장실에서 우는 것을 본 적 있다.
A는 서울대를 나왔다고 한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A가 서울대를 나왔기 때문에(?) 자존심이 세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들은 왜 A를 불편해할까?
A는 감정 기복이 크고 모두에게 그걸 티를 낸다. 상대방의 작은 실수, 심지어 실수라고 하기 어려운 것으로도 사람들 앞에서 큰소리로 화를 내서 상대방이 큰 실수라도 한 것처럼 보이게 한다.
비록 퉁명스럽긴 하지만 일하면서 A의 도움을 받은 적도 있다. A의 태도가 왔다 갔다 해서 좋을 때도 있고 싫을 때도 있다 하니 D가 말했다.
"그래서 싫은 건데요."
A의 담당업무가 회계라서 문구용품이 필요할 때 A에게 얘기해야 하는데 말 걸기 불편해서 사달라고 하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이 A에게 필요한 걸 사달라고 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자잘하고 싼 물건은 다이소에서 내가 직접 산 적 있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러는 걸 보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공무원 조직이 원래 이런가 보다, 공무원법에 청렴의 의무가 명시되어 있는 공무원답게 아껴 써야 하나 보다 생각하였다. 그런데 다른 부서에서 온 사람 얘기를 들으니 부서마다 분위기가 다르다 한다.
A가 다른 사람들에게 짜증 어린 투로 얘기해도, 다른 사람들이 A에게 물건 사달라는 말을 못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한다. A가 일은 잘하기 때문인지, 어차피 순환 근무라 부서 이동하면 볼 일 없다 생각하기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A의 어떤 행동으로 인해 F가 기분이 상했나 보다.(A를 불편해하는 사람들 B, C, D, E가 아닌 새로운 사람이라 알파벳 순으로는 F이다.)
다들 퇴근하고 몇 명 남지 않은 사무실에서 F가 말했다.
"왜 저러는 거예요?"
누군가가 그냥 듣고 흘리라고 하였다. 그러자 F가 말했다.
"난 이미 상처를 받았는데?"
그러고 나서 이어 말했다.
"(A에 대한) 소문을 듣기는 했는데 역시."
나는 소심해서 A는커녕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말조차 못 하고 속으로만 생각하는데, 할 말은 하는 F의 행동이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F에게 슬쩍 말을 걸었다.
"아까 존멋이었어요.."
"뒷담화 한 거죠 뭐. 직접 말해야 멋있는 거죠."
F는 자기 행동을 뒷담화라 했지만, 뒤에서 이런 글이나 쓰고 있는 나로서는 부서장까지 있는 자리에서 얘기하는 F가 멋있어 보였고 내가 가지지 못한 성격이라 부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