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브런치스토리에 올린 글을 보고 사랑의 편지 편집장님께서 메일을 주셨다. 12월부터 두 달간 전국 도시철도, 지하철역에 내 글이 부착된다는 내용이었다.
'이게 뭔 일이고!'
글재주도 없는데 이런 제안을 받은 게 부끄럽기도 해서 이틀 후쯤 답장을 보냈다. 편집장님께서 사랑의 편지는 500자 이내이고, 공공장소에 부착되는 글은 경어체가 원칙이라 편집이 들어간다 하셨다.
편집장님 메일을 기다리는 동안 나도 내 글을 500자 이내로 줄여 보았지만 영 어색했다. 며칠 후 편집장님께서 편집한 글이 왔는데 내 글이 훨씬 풍부해진 느낌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단어 하나, 조사 하나를 수정하고 싶다며 답장을 보냈다. 괜히 민망했는데 흔쾌히 수정해 주셨다.
11월 말쯤 완성된 포스터를 메일로 받았다. 연한 청록색과 연보라색이 어우러진 포스터였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빛깔이어서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다. 편집장님께 내 취향을 말씀드린 적도 없는데 정말 신기했다. 그래서 바로 감사하다고 답장을 보냈다.
퇴근길 집으로 배송된 실물 포스터를 부모님 앞에서 펼치자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
"아이고 액자를 버려삣는데!"
엄마께서는 액자에 걸어둬야 한다 하시다가 마침 그날 재활용함에 내놓은 액자를 떠올리셨다. 그러면서 누가 가져가기 전에 얼른 다시 가져와야 한다며 아버지를 시키셨다(?). 아버지께서는 부리나케 나가서 버려진 액자를 다시 가져오셨다.
아버지께서 포스터 끄트머리를 액자 크기에 맞춰 자르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공무원 일이 생각보다 힘들어 부모님께 그만두겠다는 투정을 많이 부렸는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