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2.
콜롬비아 애들이 밝고 친절한 거 같다. 수업 때 누군가 설명을 못 알아들으면 번역기를 써가며 적극적으로 알려 주고 말도 잘 걸어주었다.
쉬는 시간에 콜롬비아 여자애가 내게 몇 살이냐고 묻기에 37이라고 대답했더니 주변 애들까지 놀라며 투엔티인지 써티인지 자꾸 되물었다. 그러더니 20대로 보인다며 스킨케어 루틴이 뭐냐고 물었다.
'스킨케어 루틴이 뭐냐니!'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질문이었다. 공무원 시험 장수생으로 지내는 동안 '회사를 다니던 30대 초반까지는 동안이란 소리를 종종 들었었는데 이제는 늙었다'며 엄마 앞에서 한탄하기도 했었는데, 여기 와서 어려 보인다는 얘길 들으니 예의상 하는 말일지라도 기분이 좋았다. 자세히 보면 그렇게 어려 보이는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어쨌든 콜롬비아 애들이랑 좀 더 친해지고 나서는 만날 때마다 격하게 포옹하고 '마이러블리프렌'이라며 내 머리통을 끌어안기도 하고 뽀뽀하는 게 어색했는데 점차 적응하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평생 못 볼 수도 있지만 같이 다닐 때 활기찬 기운이 좋았다.
영어 공부 하러 왔을 뿐인데 지쳤던 마음 힐링하고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