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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메리 Dec 11. 2018

[대신 읽어드립니다] 군주론 (마키아벨리)

바쁜 당신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줄 신개념 독서대행 써-비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무려 500년 이상 후대의 정치와 철학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고전 중의 고전이다. 누구나 살면서 제목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이 유명한 작품에 대해 가장 널리 퍼진 오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군주론>을 쓴 사람이 어느 나라의 군주였으리라는 지극히 논리적인 추론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쓴 사람은 군주가 아니었다. 사실 <군주론>은 군주는커녕 총리나 재상 급의 고위 공직자도 아닌 평범한 전직 외교관이 쓴 책이다. 이쯤 되면 <로미오와 줄리엣>이 셰익스피어 4대 비극에 끼지 못한다는 놀라운 사실에 버금가는 충격적 반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반전에는 나름대로의 역사적 배경과 개인적 사정이 존재한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을 집필했던 1500년경, 이탈리아 반도는 지금과 같은 통일 국가가 아니라 베네치아 공화국, 피렌체 공화국, 밀라노 공국 등 여러 개의 독립 국가들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던 혼란의 도가니였다. 한반도의 삼국시대나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한결 수월할 것이다. 날이면 날마다 암살과 암투, 반란과 전쟁이 벌어졌고, 어제까지 한 국가를 지배하던 지도자 가문이 하루아침에 축출되는 일도 흔했다.


피렌체 공화국의 외교관이었던 마키아벨리는 이렇게 요동치는 대환장파티 정세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보며 남다른 정치 감각을 키웠지만, 어느 날 갑자기 국가에 내분이 일어나 정권이 바뀌면서 이전 정권의 끄나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자리에서 쫓겨나고 만다. 하지만 대단한 야심가였던 그는 한 순간에 파면된 자신의 처지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대신, 새 지도자로 등극한 로렌초 데 메디치에게 능력충성심을 증명하여 다시 공직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가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혼란한 정세 속에서 18년 간 외교 실무를 경험하며 얻은 지식과 통찰을 한 권의 책에 담아 새로운 군주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군주론>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땐 위엄과 권위가 뚝뚝 떨어지는 이 책이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위대한 로렌초 데 메디치 전하께 바치는 글입니다라는 다소 좀스러운 서두로 시작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군주론>은 로렌초 데 메디치라는 단 한 명의 군주를 위해서 쓰인 맞춤형 통치 교과서이고, 따라서 그 안에 담긴 모든 내용은 그가 피렌체를 다스리던 1500년경의 유럽 정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책이 하고 많은 국가의 형태 중에서도 군주국을 주제로 삼고, 그 중에서도 조선 왕조처럼 한 가문이 오랜 세월 지배함으로써 충분히 안정된 세습 군주국보다는 전쟁, 반란, 내분 등을 통하여 새 통치자가 등극하고, 그에 따른 혼란이 채 가라앉지 않은 신생 군주국을 주로 다루고 있는 것 또한 같은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숭고한 목적 따위는 간 데 없고 오직 새 지배자에게 잘 보여서 한 자리 얻고 싶다는 욕망으로 쓰인 책이 반세기 동안 명작으로 인정받아온 이유는, 실제로 그 내용이 저렴한 집필 의도를 뛰어넘을 만큼 특별하고 뛰어나기 때문이다. <군주론>이 지닌 비범함 중 하나는 이 책이 마치 진짜 교과서나 참고서처럼 ‘A라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B라는 행동을 하십시오라는 식의 매우 구체적인 상황 예시와 그에 대한 솔루션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키아벨리의 솔루션은 단순히 겉만 번지르르한 헛소리가 아니라 500년 동안 현실 정치에 충분히 적용하고도 남을 만큼 날카로운 통찰을 담고 있다. 정치와 인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그의 솔루션은 총 2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크게 보면 결국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고, 지키는 데 필요한 통치술과 군주 개인이 백성들로부터 신망을 얻고 각종 위기를 극복하는 데 필요한 처세술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통치술 부분을 들여다보자. 마키아벨리가 제시한 현명한 통치의 비결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설득보다는 무력에 의존하고남을 믿지 않으며잔인함을 제대로 이용해야 한다 정도가 될 것이다.


그는 민중이 천성적으로 변덕스럽고, 통치자의 말에 설득된 상태로 유지하기가 극도로 어려운 집단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그들이 뭔가를 믿지 않을 때는 무력으로라도 믿게끔 하여 일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 그가 아는 한, 역사적으로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힘을 이용할 줄 알았던 지도자는 대부분 뜻을 이루었지만, 설득밖에 할 줄 몰랐던 지도자들은 언제나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군주론>이 평화로운 나라에서 자연스레 왕위를 물려받은 군주가 아니라 온갖 혼란과 위험을 뚫고 이제 막 지배자 자리에 오른 신생 군주를 위한 책이라는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힘을 이용해서라도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은 국가가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일 때에 한정되는 것이고, 그렇게 평화와 안정을 찾은 뒤에는 절대로 민중을 강탈하지 말고그들을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지켜주며늘 감사받는 군주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 이 솔루션의 핵심이었다. 사실 ‘마키아벨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냉정하고 무자비한 이미지는 스탈린이나 무솔리니 같은 악랄한 독재자들이 그의 조언에서 필요한 부분만 쏙쏙 뽑아 이용해먹은 탓도 크다. 앞으로도 쭉 이어지겠지만, <군주론>에 등장하는 각종 조언들은 얼핏 보기에는 기분이 나쁠 만큼 비정해보여도 찬찬히 뜯어보면 결국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그리고 바람 앞의 등불 같은 신생 군주 본인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결단인 경우가 많다.


마키아벨리가 군주에게 전한 두 번째 통치 비결은 절대 남을 믿거나 남의 힘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조언의 핵심은 결국 ‘왕에게 충성하는 정식 군대를 갖춰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마키아벨리는 나라를 지키는 군대에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보았다. 그 중 첫 번째 분류는 자국민으로 구성된 정규군으로, 이들은 자신의 집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울 준비가 된 최고의 군대이다. 반면 두 번째 분류인 돈을 받고 싸우는 용병들은 봉급에 대한 욕심 외에는 규칙도, 충성심도, 신의도 없는 오합지졸에 불과하다. 마지막 분류인 동맹국에서 보내준 지원군은 규율과 군기 면에서 용병보다 월등하지만, 그들이 충성하는 대상은 결국 타국의 왕이기 때문에 조금만 일이 틀어지면 언제든 적군으로 돌변할 수 있다는 위험을 품고 있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라면 잘 훈련된 자신만의 정규군을 기르는 것이 마땅했다.


무력 행사와 군대 정비의 필요성에 이은 세 번째 통치 비결은 잔인함을 제대로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이 솔루션을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마키아벨리는 기원전 300년경 시칠리아를 다스렸던 아가토클레스 왕의 결단을 예로 들고 있다. 아가토클레스는 가난한 도공의 아들이었으나 군에 입대하여 승승장구하다가 마침내 귀족의 정점인 집정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그 높은 지위에도 만족하지 못한 그는 끝내 왕이 되고 싶다는 야망을 품었다. 어느 날 그는 긴히 논의할 안건이 있다며 원로원의 귀족들과 국가에서 가장 부유한 시민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 뒤, 잠복하고 있던 부하들을 동원하여 그들 모두를 죽여 버린다(!).


이렇게 비무장 상태의 견제 세력을 학살하고 왕 자리를 차지한 그가 잔인하고 무자비한 인간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그는 반란 음모 한 번을 겪지 않은 채 자기 나라에서 평생 안전하게 살았으며오히려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국가를 안전하게 지켜내는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마키아벨리는 이러한 결론이 가능했던 이유가 잔인함의 속성을 제대로 파악한 아가토클레스의 통찰력 덕분이라고 보았다. 그가 생각하는 잔인함이란 피해의 범위를 정확히 정해놓고 반드시 단 한 번에 끝내야만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전략적 도구였다. 딱 한 번 전략적으로 잔인한 모습을 보인 뒤 장기적으로 시혜를 베푸는 군주는 결과적으로 나라를 안정시킬 수 있지만, 그 규모가 작더라도 반복적으로 잔인한 행위를 저지르는 군주는 민심을 어수선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이다.


통치술이 나라를 세우고, 다스리고, 지키는 데 필요한 자질이라면, 군주 본인의 평판을 유지하고 명예를 드높이며 목숨을 부지하는 데 필요한 자질은 바로 처세술이다. 마키아벨리는 백성들에게 존경받고 귀족들에게 권위를 세우는 군주가 되기 위해 인색하고 비열해지는 것을 겁내지 말고사랑보다는 두려움을 추구하며겉과 속이 다른 인물이 되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모순되기 그지없는 말처럼 느껴진다. 존경과 권위를 얻기 위해 인색해지고 비열해져야 한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하지만 그의 주장을 쭉 따라가다 보면 이러한 생각이 나름대로 현실적인 고민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이라는 사실을 금새 알 수 있다.


우선 인색하고 비열해지는 것을 겁내지 말라는 조언부터 살펴보자.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마키아벨리의 조언이 인색하고 비열해져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라 피치 못할 경우 그렇게 되는 것을 겁내지 말라는 것이라는 점이다.


<군주론>이 당대의 독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후대의 독자들에게까지 대대손손 깊은 인상을 남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 책이 서양 역사상 최초로 이상적인 윤리와 현실적인 정치를 분리하려고 시도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이상과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이 책이 쓰인 16세기만 해도 대부분의 정치 서적이 ‘무릇 군주란 하느님의 뜻을 받들고 매사에 도덕적으로 행동하며…’ 라는 식으로 정치를 종교적, 윤리적으로만 해석하기 바빴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달랐다. 그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와 실제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너무나 다른 문제라서, 윤리에만 집착하고 현실을 무시하는 사람은 결국 자기 파괴로 향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인색하고 비열해지는 것을 겁내지 말라는 조언 또한 이런 바탕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군주에게 후함만큼 어리석은 태도는 없다고 강조하며, 순간의 민심을 얻기 위해 국가의 재산을 모두 퍼준다면 결국 후하게 대할 수 있는 능력을 잃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수치와 미움을 동시에 얻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봤을 때 인간은 아버지를 죽인 자는 잊어도 재산을 빼앗아간 자는 절대 잊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쓸데없이 인심 좋은 척 하다가 국고를 탕진하여 백성들의 재산에 손을 댄다면 차라리 처음부터 인색하게 굴었던 것만 못한 결과가 초래될 게 뻔했다. 비열함에 대한 조언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는 정직함이 중요한 덕목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업적을 이룬 군주들은 대개 약속을 어기고, 간교한 술책을 부릴 줄 알며, 공정한 원칙에 집착한 자들을 이기고 올라온 인물들이라는 현실적이고 통계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백성들에게 사랑받기보다는 두렵게 여겨지는 편이 더 낫다고 보았다. 사랑과 두려움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목표이기 때문에, 차라리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가 관찰한 인간은 은혜를 모르고변덕스럽고위험을 멀리하고자기 이익만 탐하는 동물이었으므로, 그들에게 부질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보다는 차라리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안겨주는 편이 통치자의 입장에서 훨씬 효율적인 전략이었다.


하지만 두려움의 힘을 강조하면서도, 마키아벨리는 결코 미움 받는 군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고 있다. 그는 민초의 힘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고, 백성들에게 사랑받는 군주는 모든 음모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지만 대중에게 버림받은 군주는 언제 반란이나 내분으로 목숨을 잃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군주론>은 통치자에게 늘 두려움의 대상이 되면서도 백성들의 미움을 최대한 피해가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증오의 대상이 되지 않는 비결은 간단하다. 법을 엄격하게 집행하되 백성들의 재산을 노리거나 그들의 여인을 탐하지 않고적절한 명분 없이 벌을 내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어쨌든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기꺼이 인색하고, 비열하고, 두려운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믿은 극도의 현실주의자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후하고, 정직하고, 자비로운 이미지의 힘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군주에게 앞서 말한 모든 조언들을 실천하길 간청하면서도, 적어도 겉으로는 최대한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통치를 제대로 실천한 인물로 그가 추천한 롤 모델은 16세기 로마냐 지방을 점령하여 다스렸던 체사레 보르자 공작이었다.


맨 처음 로마냐 땅을 점령했을 때, 체사레 보르자는 지배자가 바뀌며 뒤숭숭해진 민심을 빠르게 안정시키기 위해 한 가지 묘안을 냈다. 시작부터 그곳을 직접 다스리는 대신, 잔인하고 효율적이라는 평판이 자자한 귀족 레미로 공에게 전권을 위임하고 통치를 맡긴 것이다. 과연 레미로는 온갖 잔혹한 정책을 취해가며 빠른 시간 내에 로마냐 전역을 평정하는 데 성공한다. 체사레 보르자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레미로의 권력이 지나치게 커지기 전에, 그리고 그가 백성들을 단시간에 통제하기 위해 취한 가혹한 조치들 때문에 자신의 이미지가 손상되기 전에, 지금까지의 정책은 자신이 아니라 부하 귀족의 무자비한 성격 때문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대중이 보는 앞에서 레미로를 잔인하게 처형했다.


이 사례를 통해 마키아벨리가 강조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는 강력한 권력과 자비로운 이미지를 동시에 손에 넣기 위해 좋은 일은 군주의 손으로 직접 하고나쁜 일은 남의 손을 이용해서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윤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보다 더 냉혹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군주 개인의 입장에서 손해 볼 것이 하나도 없는 선택임은 분명하다. 


만약 로렌초 데 메디치가 <군주론>에 담긴 솔루션을 충실히 따랐다면, 어쩌면 그는 이탈리아를 통일한 군주로 역사에 기록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해지는 바에 따르면, 로렌초 데 메디치는 마키아벨리가 헌상한 책을 펼쳐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군주론>을 통해 능력을 증명하고 지위를 회복하려던 마키아벨리의 노력은 그렇게 수포로 돌아간다. 이후에도 그는 어떻게든 공직을 되찾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번번이 실패를 맛보고, 결국 몇 년 뒤 병에 걸려 허무하게 세상을 떠나고 만다. <군주론>의 원고는 저자가 사망한지 3년이 지난 1530년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출판되었으며, 당시 사람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교황청의 금서로 지정되는 등 갖은 수모를 겪다가 비교적 근대에 이르러서야 정치와 철학을 아우르는 고전 명작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



작가 인스타그램: @merry_seo

작가 유튜브 채널: 서메리MerryS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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