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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호 Nov 04. 2022

엄마가 끌고온 수레

임신을 하고나서 내가 엄마에게 전화를 거는 보다 엄마가 내게 전화거시는 날이  많았다.

" 몸은 좀 어때? "


8월에 임신 소식을 알리고나서부터 엄마는 매일 같이 우리집에 오셨는데

한번은 저녁 늦은 시간, 올 사람이 없는데 누가 초인종을 눌러 나가보니 엄마였다.

땀으로 범벅해서는 수레 가득 물건을 싣고 온 엄마.

그 안에는 갓 끓인 시래기국이 담긴 냄비, 각종 나물, 과일이 들어있었다.


뭐하러 힘들게 이렇게 왔냐며 엄마를 나무랐다.

엄마는 멋쩍게 웃으며 말씀하셨다.

"방금해서 갖고 온거야. 지금 먹어야 맛있단말야"


행여 오는 동안 국이 식을까 냄비째 가져오신 엄마.

냉장고에 모두 넣고나서야 빈수레를 끌고 "갈게"하며 나가시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


엄마는 힘들게 뭐하러 이런걸 해왔냐는 말보다 고마워 엄마 잘먹을게라는 말이 듣고 싶으셨을 것이다.


엄마를 따라나가 땀범벅이 된 엄마를 껴안고 말했다.

"잘 먹을게 엄마. 사랑해"

끝내 엄마도 눈물을 흘리셨다.

"엄마도 딸 많이 사랑해. 덥다. 얼른 들어가"

끝까지 엄마는 나에 대한 걱정 뿐이셨다.


그 후로도 엄마는 수박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수박 한 통을 모두 잘라 용기에 담아오시기도 하고, 곰국을 한 가득 끓여 얼려서 갖고오시기도 했다.


임신했을 때의 일은 평생 잊을 수 없다는데.

수레를 끌고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면 너무 고맙고 보고싶고 그리워서 당장이라도 엄마에게 달려가 안기고 다. 하지만 그럴  없는 날이 온다는 사실이 두렵다.

그럴 수 없는 날이 오면 그때 난 어쩌지.


아직도 어린애 같다는 엄마의 말에 이제 나도  엄마라며 큰소리쳤지만 엄마 말이 맞았다.

문득문득 엄마가 그립고 엄마 없이는 못살 것 같은 난 아직 어린애였다.


사랑한다는 말이 부족할 만큼 사랑하는 마음

아이를 낳고 내 아이에게 늘 갖는 마음이다.

엄마가 내게 갖는 마음도 그러하겠지.

 모든 것이 사랑이었다.


엄마의 사랑을 알게 되니 더욱 엄마가 보고싶다.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표현하고 싶어  글을 쓰고 있는 새벽시간에 괜히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본다.

"엄마 사랑해"

"안잤어?" 라는 답장을 받는 오늘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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