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투자자의 삶

by 머쉬

부동산 투자는 직업으로 하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회사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에 지인이 회사를 그만두고 부동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하는데 고민이 많다고 해서 점심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셨다. 이제 나이가 55세가 다 되어가고 있고 더 이상 회사에서는 중요 업무를 맡기지 않고 시간만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고 한다. 회사 생활이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고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이렇게 지내는 것이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고민 중이라는 것이다.


형 얼굴이 왜 이리 어두워?

응 회사를 그만 둘 때가 된 것 같아서.

아직 5년 정도 더 다닐 수 있잖아.

버티고 버티면 그럴 수 있지만 그 이후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요즘 심각하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

회사 그만두면 생각해 놓은 것은 있어?

부동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생각 중이야.

그래서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따고, 경매도 배우고, 매일 임장도 다니고 말이야


형 부동산 투자 안 했잖아.

내가 그렇게 하라고 했는데. 시간 없다고 하더니만...

맞아 회사 다닐 때는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가 없잖아.

그래서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이제는 당장 뭐라도 시작해야 할 것 같아.

그래서 당장 시작하는 거 회사를 그만두고 해보려고 생각 중이야.

아무래도 회사랑 투자를 이중으로 하는 것은 집중이 안 될 것 같아서.

이제 후련하게 본격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해?

나는 아무 댓구도 하지 않고 커피를 한잔 들이켰다.

음....


형 투자금은 있고?

퇴직금 하고 모아놓은 돈 합치면 한 3억 정도 될 것 같은데

그 정도는 당장 서울은 안되겠지만 지방이나 수도권 변방 투자는 가능하지 않을까?

가능은 하지. 하지만 형 공부도 안된 상태에서 바로 실전으로 들어간다고?

그건 아니지만 몇 개월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투자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텐데.

지금처럼 경기가 꺾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그래.

그럼 경매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경매는 싸게 사서 바로 팔아서 바로바로 수익실현이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나도 경매 관련 책을 십여 권 정도 읽었거든

한 번만 배워두면 현금 흐름뿐만 아니라 단타도 용이하다고 하던데.

그래서 나도 지금 책도 읽고 경매를 시작해 볼까 생각 중이야.


온라인 강의도 듣고 있고 유튜브도 매일 듣고 있어.

그 강사들이 이야기하는 것이 엄청나더라고

바로바로 수익이 나니까.

1년에 한 두건 거래해서 한 오천만 원 정도만 벌면 내 생활비는 될 거 아니야

그래서 나도 경매 투자로 단타 투자를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

나는 한참을 댓구도 하지 않은 채 이야기를 계속 들어줬다.

많은 초보 부린이 투자가 이야기하듯이 이 형도 똑같이 말하고 있었다.

형이 경매 공부를 해서 입찰을 한다고 치자.

막상 낙찰받기는 쉽지 않아. 그리고 형이 가지고 있는 가격대의 물건들은 경쟁률도 높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낙찰가도 높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입찰을 하다 보면 형도 낙찰가와 근접하게 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막상 낙찰을 받았다 치더라도 바로 매도로 이어지기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물론 몇 백띠기, 1~2천 띠기는 가능할지 몰라도..

그리고 지금처럼 거래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는 낙찰을 받으면 매도가 힘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세를 놓아야 하고 형의 투자금은 묶일 수밖에 없어.


그럼 다음 투자는 어떻게 할래?

투자금이 없는데?

그래서 나도 현금 흐름 투자를 하려고 생각 중이야.

오피스텔 투자로 사업자 대출을 일으켜 월세를 받는 것도 고민 중이야.

형 요즘 오피스텔 수익률 얼마인 줄 알아?

글쎄 한 5%로 정도 될까?

그것은 수도권 변방에 위치한 것이고 나름 상급 지는 최근에 오피스텔 시세가 많이 올라서 수익률이 많이 떨어졌어.

그리고 금리도 올라서 대출을 일으켜 투자를 해서 '파이프 머니'를 만드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형이 현금 흐름을 만들려고 하면 지방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막상 투자를 해서 현금 흐름을 만들었다고 해도 오피스텔이나, 소형 아파트 투자는

앞에서 소소하게 벌고 뒤에서 크게 까이는 경우가 많아.

즉 월세 3~40만 원에 이자 제하고 나면 1~20만 원인데 이것을 10개를 매입했다고 하자.

그러면 당장 200이 만들어져서 좋겠지만 세입자 나가면 2년에 한 번씩 도배, 장판, 싱크대 교체해 주다 보면 큰 목돈이 나가게 되어 있어 그리고 중간중간 수리비도 자주 발생하고 말이야.

강사들이나 유투버들이 지방 투자로 월세 흐름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상가와 다르게 집중인의 손길이 많이 가야 하는 거고 매주 지방 가야 하고 실제로 이자 제하고 경비 제하면 그리 크지 않아.


그래? 그럼 이것도 쉽지 않네.

응하지만 경험 삼아서 해보는 것을 추천해.

경매도, 지방투자도.

무리하게 큰 물건 투자하는 것보다 작게 해보는 거지

그래야 나중에 큰 것을 살 때 큰 실패를 보지 않으니까

하지만 형이 생각하는 것처럼 '파이프 머니'가 크게 되지는 않을 거야.

그럼 어떻게 해?

회사를 그만두고 투자를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힘들까?

힘들 거야.

지금 형이 전업으로 투자를 한다면 최소 몇 년은 고생한다고 봐야겠지.


그리고 투자를 하다 보면 알게 되겠지만

투자는 혼자 하는 거야. 물론 배울 때는 함께 하지만

그래서 투자는 외로운 거지.

그리고 상승기 때는 그래도 전업투자가 버틸만한데 지금처럼 하락기로 접어들면 투자자들이 할 것이 없어.

아무리 싸게 물건을 받아도 거래가 안되니까.

계속 사는 것도 자금의 한계가 있는 거잖아.

나도 2010년도 초에 경매로 계속해서 낙찰을 받았지만 반강제적으로 장기보유가 될 수밖에 없었어.

결국 가장 바닥을 지나 상승 초입에 그 힘든 시기를 못 버티고 다르 곳에 투자를 하겠다는 급한 마음에 매도를 해서 후회를 했지.

당시에도 함께 투자 공부했던 동기 중에 열정 많은 사람들은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으로 뛰어든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부동산 불황이 1년, 3년, 5년 되면서 다 못 버티고 회사에 취업을 하더라고 그리고 투자는 까맣게 잊어버리더라고.

나는 그 사람들처럼 열정적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퇴근 후 꾸준히 하루 몇 한 시간, 주말 1회 임장 이렇게 작게 습관적으로 하다 보니까 무리하지 않았어.

그리고 무엇보다 더 회사를 다니니까 생계 걱정할 필요 없었고

그리고 투자금이 모자랄 때는 회사를 다니니까

신용대출이 유리해서 대출을 통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어.

아마도 내가 당시에 열정만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으로 투자를 했다면 그 기나긴 하락기를 못 버텼을 것이고 부동산 투자도 어쩔 수 없이 포기하지 않았을까.


형 보니까 급한 것이 느껴진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이 느껴져.

하지만 당장 회사를 그만두는 것보다는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다른 일들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적어도 2~3년을 준비해 보는 거야.

그 형은 커피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리고 한참을 생각한 끝에 결정은 하지 못한 채 우리는 그렇게 헤어졌다.

직장 생활은 어찌 보면 미래가 없는 한 달의 월급을 받기 위한 일터에 불과하다.

나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나의 미래를 위해 뛰쳐나가기에는 직장이라는 울타리는 생각보다 든든할 수 있다.


우리가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많은 공부와 스펙을 쌓아 준비하듯이

회사를 그만두고 세상에 나가 투자를 하기 위해 회사 내에서 공부와 스펙을 쌓아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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