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거지 보다 무서운 것

by 머쉬


작년까지만 해도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 직장인들이 부동산이 급등하는 것을 보면서 나와 다르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이 갑자기 벼락부자가 나타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했다.


그 벼락부자들을 부러워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나는 평생 동안 뭐 했나? 이렇게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는데 왜 나는 그대로이지? 하며 스스로 신세 한탄을 했고 결국 이를 빗댄 신조어가 나왔는데 그것이 바로 '벼락거지'였다.


나는 그저 회사일만 열심히 했을 뿐인데 왜 갑자기 벼락 거지가 됐지.

사람들은 무기력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회사에 대한 애착이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도 나도 부동산 투자를 배우기 위해 책을 사고 강의를 듣고 유튜브를 보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10대부터 70대까지 부동산 광풍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회사에서도 내가 부동산 투자로 엄청난 시세차익을 이뤘고 책까지 냈다는 소문이 뒤늦게 퍼졌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부동산 자문 요청이 쇠도 했다. 회사 동기뿐만 아니라 후배들 그리고 나의 상사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하면 부동산 투자로 성공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며 나를 부러워했다.


그들은 온통 부동산 생각밖에 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모니터를 보면 시간만 나면 네이버 부동산으로 검색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수시로 나에게 형 이 물건 어때? 이 지역 어떻게 생각해? 어디를 공부해야 해? 내가 5천만 원이 있는데 어디 투자할 때 없을까? 정말 귀찮을 정도로 회사일을 못 하게 할 정도였다.

이런 광풍은 본인이 벼락 거지가 된 것을 반성하면서 투자를 정말 열심히 할 것 같았지만 채 1년도 되지 않아서 이런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나를 만나면 형 요즘 부동산 많이 떨어졌던데.

괜찮아? 안 팔아도 돼?

응 괜찮아.

너 요즘 부동산 공부 안 하니?

지금은 부동산 투자하는 시기가 아니래.

나중에 오르면 하려고.

음.... 쩝


다들 그 열정은 온데간데없고 모두 다 부동산 비관론자로 돌변해 있었다.

그리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회사일로 야근을 하며 이렇게 힘들 때 회사를 다닐 수 있는 것이 어디야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에 감사해 한다.

엊그제까지 벼락 거지가 된 것에 분통해 하며 '왜 나는 직장만 열심히 다녔을까' 하며

갑자기 벼락 거지가 된 것에 분개했었는데 부동산 열기가 사라지면서 그 분통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나는 이런 주위의 직장인들을 보면서 개구리 일화가 생각이 났다.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넣으면 뜨거워서 바로 튀어나오지만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에 개구리를 넣어두면 본인이 뜨거움을 쉽게 인지 못하고 서서히 뜨거워지는 물에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개구리.


벼락 거지는 내가 거지가 됐다는 것을 인지라도 한다.

하지만 서서히 거지가 되는 직장인은 자신이 거지가 돼간다는 사실을 모른 채 마지막에서야 내가 거지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직장인도 회사를 다닐 때는 충분히 월급이라는 마약에 취해 내가 거지는 절대 아니라는 착각을 갖는다. 하지만 막상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명예퇴직 당하고 나서야 후회를 하게 된다.


나는 괜찮을 거야.

나는 절대로 이 회사에서 해고되지 않을 거야.

나는 이 회사를 사랑하고 이 회사도 나의 능력을 인정하니까.

하지만 그런 생각이 당신을 서서히 거지로 만드는 착각 일 수 있다.

최근에 잘나가는 회사 동기가 회사에서 해고되는 것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그 친구는 누구보다 회사를 사랑하고 일도 잘하고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순간에 집으로 가게 되었다.


직장인들이여 벼락 거지보다 무서운 것이 당신이 회사라는 조직에 속해 관성적으로 일을 하면서 내가 서서히 거지가 되고 있구나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


머쉿게 살곳 싶은 - 머쉬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