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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 Aug 28. 2024

나도 '영끌족'이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4/0005232153

위 기사는 '영끌족의 최후'로 저금리 일 때 무리한 대출을 일으켜서 갑작스러운 금리 상승과 부동산 하락으로 이를 감내하지 못하고 경매가 넘어가고 있다는 기사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집 한 채 가지고 있으면 하루아침에 몇 억씩 오르고 이에 상대적으로 무주택자들은 허탈감이 팽배해지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판타지가 조성되었다. 영끌족을 부추긴 요인은 '지금 안사면 영영 못 산다는 '패닉바잉(Panic buying)' 열풍이 불었다. 집값은 미친 듯이 올랐다고 열심히 돈을 벌기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청년들과 무주택 직장인들은 허탈해 했다. 지금이라도 안 사면 안된다는 대중 심리에 휩쓸려서 최고점에 대출을 풀로 일으켜 주택을 매수한다. 하지만 마냥 오를 것 같은 부동산은 러시아우크라이 전쟁과 함께 물가 상승 폭등을 야기시키고 물가를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으로 인해 부동산은 폭락하게 되고 '영끌족'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파산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나 또한 과거에  돈이 없는 소액투자자로서  영끌을 통해 돈을 벌어 보겠다고 했다가 힘든 시기를 경험한 '영끌족'이었다.


12년 전에  당시에 계속되는 패찰로 하나라도 낙찰이 되라는 심정으로 나는 빌라를 3채를 덜컥 낙찰받았다.

3채에 낙찰가는  6억 2천만 원이다. 당시에 나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왜냐하면 내 수중에 투자금은 직장 생활하면서 모아둔 8천만 원이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경매 법원 대출 아줌마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출금액이 나오지 않았다. 며칠을 수소문한 끝에 지방 단위조합 농협에 85% 대출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래도 몇 천만 원이 부족했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잔금 납부를 못하면 계약금 6천만 원이 날아가는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새벽 미라클 모닝이 되었다. 눈이 번쩍 떠지게 된다. 잠도 오지 않는다. 밥맛도 사라지게 된다. 아마도 그 고통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다. 나는 회사 직장 신용대출과  얼마 안 되었지만 퇴직금도 찾는다. 그리고 힘들게 힘들게 잔금을 치르게 된다.


당시에 금리가 7프로대였다.  이자만 300여만 원이 나가는 상황이 되었다. 월세 100만 원 차감을 하면 200여만 원을 매달 내야 했다. 나는 2채를 매도하기 위해 부동산에 내놓았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변은 요즘 부동산 시장이 안 좋아서 빌라를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낙찰가에 2천만 원을 더 얹어 빠르게 매도를 하려고 인근 부동산 20군데에 내놓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화 오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시간은 그렇게 2년이 흘렀다.  1년에 이자만 2천4백만 원 2년에 4천8백만 원이 나갔다.


나는 낙찰가에 1천만 원 얹어서 어렵게 매도를 하게 된다. 당시에 주위에서는 정말 다행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래도 하나가 팔렸으니 한시름 놓았다며, 주위에서 축하(?)를 해주었다. 이자를 생각하면 거의 손해를 보고 정리했다.

2년 동안 보유하면서, 셀프로 인테리어하고, 동파, 누수, 보일러 교체 등 갖은 힘든 경험을 다 하게 된다.

그러면서 다짐한 것이 절대 앞으로는 빌라 투자, 영끌 투자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었다.

하나를 정리하고 나니 금리도 조금씩 내려가면서 이자 감당이 어느 정도 돼서 숨통이 그나마 트이게 되었다.

뭔가 앓던 이가 빠져서 시원한 것 같은데 뭔지 모를 찜찜함이 몰려왔다.


침체의 부동산이 계속 갈 것 같던 분위기는 갑자기 서울 부동산 장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아파트가 폭등하기 시작했고 재개발, 재건축 물건도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내가 매도한 빌라도 갑자기 폭등하기 시작한다.

뭐지? '영끌 투자'를 후회하며 팔아서 후련했는데 그 매도한 물건이 폭등하는 것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게 되었다.

더 버텼어야 했는데.... 쩝.. 어휴... 안되는 놈은 안되는구나...


위 기사의 영끌족 기사를 보면서 남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과거 내가 초기에 부동산 투자를 할 때 나 또한 이들처럼  분위기에 편승해서 매수한 실수로 인해 몇 년을 고생하고 매도한 기억이 아련하다.

그렇다고 '영끌투자'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그 힘든 경험이 이후 투자의 큰 밑거름이 되었고 어느 정도 내 투자금 범위 내에서 투자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글쎄 투자에 있어 나의 경험으로는 '영끌투자'는 어찌 보면 필요하다. 하지만 투자를 할 때 과연 내가 충분히 시장을 분석한 후에 결정한 것인지 아니면 시류에 편승해서, 심리에 쫓겨서 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머쉿게 살고 싶은 - 머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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