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본 적 없는 간병 앞에서
나는 매일 삐걱거린다.
생각보다 시간은 잡히지 않고
초라한 요리솜씨에 허둥댄다.
어떤 날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것처럼
숨 가쁘게 지나가고,
체력은 지하 100층 아래로
빠른 하강을 한다.
책을 펼쳐도
눈은 내용을 읽지 못하고
글자만 반사된다.
일주일 만에
겨우 끼적일 틈이 생겼고,
마음 곳곳이 정리되는 게 느껴진다.
이유도 없이
불안이 목까지 차오르는 날에는
숨 쉬는 것조차 버겁다.
그래도 나는 웃어야 하고
말도 안 되는 농담을 던지는
광대가 되어야만 한다.
고통과 슬픔 앞에
무릎이 꺾여 버린
하나뿐인 엄마를
오래도록 붙잡아두려면
눈물은 사치라고
다짐해야 한다.
오늘도 나는
벽을 바라보며
임영웅의
구슬픈 목소리에 기대어
고통의 시간을
가늠하는
엄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서커스를 시작한다.
“엄마!
임영웅이 목이 터져라
노래 불러주는데,
그러고만 있으면 되겠어?
팬으로서 너무하네.”
내 말에
단단한 고통 사이로
작은 균열이 생기고,
그 틈으로
메마른 웃음이 스며든다.
엄마가 한 번이라도 웃어서
몰려오는 울음을
밀어낼 수만 있다면,
오늘도, 내일도,
나는 기꺼이 서커스를 이어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