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반복되는 아침
남편 아침밥을 차려주고, 자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방학이라 깨울 필요가 없으니, 그냥 둔다.
밥을 다 먹은 남편은 화장실로 들어가고, 나는 남편만 빠진 식탁을 바라본다.
질서를 잃은 반찬통과 뚜껑, 밥풀이 몇 개 붙은 공기,
버릴까 말까 애매한 국 그릇, 일렬로 놓였던 숟가락과 젓가락은 이미 대열을 이탈했다.
외면할 수 없기에, 손을 뻗어 정리를 시작한다.
반찬통은 냉장고에 넣고, 더러워진 그릇과 수저는 씽크대에 모은다.
남편이 씻고 나와 약을 깜빡했다며 컵을 농구골대에 던지듯 씽크대에 넣는다.
나는 고무장갑을 낀 채 그 모습을 지켜본다.
출근 준비를 마친 남편은 “다녀올게”라는 말을 남기고, 현관문 뒤로 사라진다.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서면, 아까보다 깊은 한숨이 새어나온다.
남편이 뱀허물처럼 벗어던진 잠옷, 갈 곳을 잃은 수건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세탁기를 돌리고 전원 버튼을 누르며 겨우 숨을 고른다.
그 사이 아이들이 일어난다.
주름진 이불을 털고, 배고프다며 내게 달려온다.
급히 두 번째 밥상을 차리고, 청소기를 집어든다.
밥 먹는 동안 방을 치워야 하니 마음은 조급하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끝낸 뒤 방을 닫고 나오면
아이들은 이미 소파에 앉아 각자 휴대폰을 든다.
식탁은 다시 전쟁터가 되어 있다.
이차 설거지를 끝내고 잠시 멈춘다.
배 속의 전쟁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힘이 빠져, 두유 한 잔으로 겨우 숨을 돌린다.
거실 청소를 마치자, 세탁기가 끝났다는 음악이 절묘하게 울린다.
건조기가 있어 잠깐의 휴식은 허락된다.
화장실에 들어서면, 콧속을 찌르는 냄새와 변기 테두리의 노란 자국이 나를 맞이한다.
세제를 뿌리고 솔로 박박 문지르면서, 치밀어 오르는 짜증까지 함께 문질러버리고 싶지만
문지를수록 짜증은 떨어지지 않는다.
청소를 마치고 나와 택배를 가져오려다 멈춘다.
현관문 옆에는 가지런히 놓인 택배와, 그 옆으로 구겨진 채 쌓인 상자들.
아. 짜증난다.
밀어 올려도 다시 굴러 떨어지는 시지푸스의 바위처럼,
나는 끝없는 노동 앞에 서 있다.
아이들은 또 배고프다고 한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점심이라니.
냉장고를 훑어보지만, 딱히 떠오르는 메뉴는 없다.
이 순간, 내게 가장 필요한 가전은 무엇일까.
식기세척기도, 로봇청소기도 아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밥과 반찬, 국이 자동으로 조리되어 툭 튀어나오는
음식 자판기 기계.
그날이 오면, 식사 노동도 자동화될까.
그때야 비로소 집안일의 무게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상상을 하며, 짧은 숨을 고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