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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Oct 26. 2021

파리 디즈니랜드

오늘의 기쁨과 행복이 일상에서도 지속되기를

코로나로 인해 1년 넘게 문을 닫는 파리 디즈니랜드.

엄밀히 말하자면 파리 디즈니랜드는 파리에 있는 것은 아니다. 파리에서 32킬로미터 동쪽으로 떨어져 있는 이 곳 디즈니는 면적이 22,30 제곱킬로미터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1992년 4월 12일에 지어졌으며, 근처 호텔 및 골프장도 함께 있다. 근처 라발레(La Vallée) 아울렛도 있다. 


올해 6월부터 재개장을 했고, 우리 가족은 이번에 디즈니랜드에 가보기로 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디즈니랜드는 파리, 도쿄, 홍콩, 상해 이렇게 4군데 있다. 미국 LA 디즈니랜드, 홍콩 디즈니랜드에 가보았고, 파리 디즈니랜드는 처음이다. 아이 학교 방학이 시작되기도 했고, 할로윈이기도 하고, 날씨가 좋기 때문에 이번에 가기로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디즈니랜드의 하이라이트인 일루미네이션 및 불꽃 축제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12월 21일부터 일루미네이션을 한다고 하는데 12월에 가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일루미네이션에 좋긴 하지만 날씨가 가장 신경 쓰였다. 일단 추우면 돌아다니기 힘들다. 일찍 어두워져서 늦은 시간 집으로 돌아오기도 힘들것 같고... 놀이기구 및 퍼레이드 등 아직 완전히 디즈니랜드가 정상화 된 것은 아니다. 디즈니 캐슬도 보수 공사 중인지  반 정도 천으로 가려져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로윈 덕분인지 아이들 방학이 시작되어서인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파리 디즈니랜드 할로윈 시즌: 10월 1일~11월 7일
파리 디즈니랜드 크리스마스 시즌: 11월 13일~내년 1월 9일
파리 디즈니랜드 야간 불꽃쇼 및 일루미네이션: 12월 21일 재개장



아침부터 차가 많다. 입구 전경


사실 디즈니랜드에 대한 기대는 많이 없었다. 요즘 컨디션이 좋지 않기도 하고, 많이 게을러지기도 해서 디즈니랜드 가기 전에 어떻게 놀지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이웃집 로헝씨가 디즈니랜드에 무조건 일찍 가라고 알려줬다. 9시 반 개장인데 그전에 미리 도착해라고 말해주었다. 원래는 아침 7시 반에 출발해서 9시쯤 도착하면 아주 좋은데,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8시 반에 출발했다. 집에서 1시간 15분 정도면 디즈니랜드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 초행길이라 그런지 조금 헤맸다. 결국 10시 반쯤 디즈니랜드에 도착했다. 도착하니 차가 이미 많았다. 디즈니랜드 입구에 들어가는데만 30분 걸렸다. 주차비는 30유로다.


디즈니 입장료는 비수기와 성수기가 다른데 일인당 50유로대에서 100유로까지 다르게 책정된다. 할로윈이라 성수기에 들어가서 현재 성인 90유로 대 가격인데 다행히 우리는 회사를 통해 할인받아 성인 64유로 주고 티켓을 구매했다. 비싼 만큼 하루를 온전히 시간을 잘 써야 하는데 시작부터 그렇지 못했다. 


디즈니랜드 파크와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 파크 이렇게 파크가 2곳이다. 둘 다 입장해도 되고, 둘 중 한 곳만 입장해도 된다. 물론 2군데 다 들어가면 입장료는 더 비싸다. 우리는 한 곳만 들어갔다. 어차피 한 곳도 다 못 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디즈니랜드 파크는 주로 어린아이들이 놀기 좋고, 각종 퍼레이드 및 하이라이트인 일루미네이션을 하는 곳이고, 스튜디오는 조금 더 큰 아이들이 조금 더 익사이팅한 놀이기구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스튜디오에서 디즈니 그림을 다 같이 배워보는 곳도 있다. 


일단 디즈니랜드에 입성을 했으니 다행이다. 11시 정도 되었고, 우리는 부랴 부랴 디즈니랜드 파리 앱을 깔기 시작했다. (이것도 미리 집에 앱을 받아서 체크했어야 했는데...) 앱은 아주 유용했다. 각 어트랙션마다 대기가 몇 분인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대기 줄이 짧은 곳을 공략했다. 꼭 타고 싶고, 타야 한다는 것은 없었다. 아이가 아직 어리기도 했기 때문에 우리는 빨리 탈 수 있는 것부터 탔다. 


1. 스타워즈 주인공과 사진 찍기(Welcome to Starport: A Star Wars Encounter)

실제 사람이 스타워즈 등장인물로 변신해서 아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곳. 5살 아이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잘 모르지만 그래도 검은색 갑옷을 입고 가면을 쓴 인물들이 신기했는지 얼떨떨한 표정으로 함께 사진을 찍었다. 나는 조금 무섭게 느껴졌다. 실제 같았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사진 찍기


2. 오토피아(Autopia)

실제 같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인데, 일반 범퍼카보다는 더욱 자동차에 가까운 형태였다. 액셀을 밟고 떼고만 하면 되는 것이지만 실제 차의 모습에 가까워서 조금 겁이 났다. 두 명만 탈 수 있기 때문에 아이와 아빠가 둘이 타고, 나는 따로 혼자 탔다. 아이가 직접 운전하면서 아빠가 옆에서 운전을 도와주었다. 생각보다 레일이 꽤 길어서 속으로 언제 끝나나... 싶었다. 날씨가 정말 한 몫했다. 약간 쌀쌀한 감은 있었지만 이만하면 감사하는 날씨다. 파리는 워낙 비가 왔다 안 왔다 변덕이 심하고, 특히 겨울에는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이다. 쨍한 햇볕 아래에서 나는 운전을 했다. 운전을 못하는 나는 이런 놀이기구 장난감도 무섭긴 했지만 또 한편으로는 재미가 있었다. 


자동차 운전. 꽤 길다.


3. Phantom manor

유령의 집이다. 마침 며칠 전부터 아이가 팬텀에 대해 물었다. 팬텀이 무슨 뜻이냐며... 학교에서 들었다며... 핼러윈이 다가오고 있다 보니 학교에서 이 단어를 들었나 보다. 마침 오늘 팬텀 마노에 들어가게 되었다. 대기줄은 40분. 평소 같으면 다리 아프다고 칭얼댈 텐데 재미있는 것을 볼 기대감에 전혀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않았다. 역시 사람은 목표와 기대가 있으면 그 과정은 즐겁다. 기다림도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드디어 입장! 어두운 방안에는 으스스한 귀신 소리가 흐른다. 2명씩 앉아서 가는 의자에 탔다. 의자는 빙글빙글 돌면서 벽에 있는 해골, 귀신, 유령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아이의 표정을 보니 그저 재미있단다. 무서움보다는 신기함, 재미, 놀람, 흥미 이런 감정이 가득해 보였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기 때문에 아이는 그저 신나 보였다. 


유령의 집


4. 캐리비안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

이 또한 30분 대기를 해야 했지만 어쩔 수 없다. 다른 것도 다 그 정도 되었다. 신랑과 나는 조금씩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평소 안 좋은 목과 어깨가 결렸다. 신랑은 눈을 살짝 감고 있었다. 어제도 집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한국에서 출장 온 지인이 저녁 함께 하자고 해서 만나고 오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전하고, 많이 피곤할 터인데 아이를 위해, 가족을 위해 이렇게 함께 해주는 신랑이 조금 안쓰러우면서도 고맙기도 하고 많은 감정이 들었다. 캐리비안 해적은 배를 타고 모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2번의 스릴의 순간도 있었다. 배가 올라가더니 갑자기 하강하는데 짜릿했다. 다행히 물이 안으로 튀진 않았다. 아이는 이런 경험이 난생처음이라 너무 좋아했다. 나도 재미있었다. 


캐리비안 해적. 배타고 가는데 꽤 스릴있다. 실내에 식당이 있다. 식당 조명이 매우 예뻤다.


5. 배 타기(Thunder Mesa Riverboat Landing)

커다란 배를 타고 호숫가 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이다. 단순한 놀이지만 높은 곳에서 주변 경관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이들은 배를 타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족이 다 함께 타기 좋다. 날씨가 정말 한몫을 했다. 볕이 쨍쨍하니 주변 경관이 더욱 멋졌다. 


배타고 유람. 날씨가 한 몫했다. 약간 쌀쌀하면서도 걸어다니 딱 좋은 날씨


6.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아이들이 잘 아는 내용이기 때문에 더욱 눈이 즐겁고 신난다. 의자에 앉아서 백설공주 이야기를 보는 것인데 의자가 매우 빨리 돌아갔다. 


7. It's a small world

각 나라를 다 모아놓은 곳이다. 나는 전혀 기대를 하지 않다. 퍼레이드 할 시간이 조금 남아서 바로 앞에 보이는 어트랙션이길래, 마침 줄이 짧길래 들어갔던 것뿐이다. 근데 기대가 작으면 기쁨은 높다는 말이 딱 맞도록 너무 좋았다. 각 나라를 옹기종기 모아놓았는데, 각 나라의 특징을 잘 잡아내면서도 인테리어, 배경 음악 등 모든 것이 조화가 잘 되었다. 이것도 배를 타고 구경하는데 물 위에서 배 타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좋아하는데, 눈과 귀까지 즐거우니 금상첨화였다. 


각 나라를 모아놓았다. 분위기가 아주 좋다.


이 외에도 로빈슨 크루소, Adventure Isle 등 다양한 것들을 보고 즐겼다. 핼러윈을 맞아서 각 거리마다 할로 위 장식을 잘해놓았다. 퍼레이드도 핼러윈에 맞춰 미키 미니 마우스를 비롯한 각종 캐릭터들이 등장하였다. 사람들은 매우 많았다. 퍼레이드 양쪽 거리가 꽉 찼다. 만 6살 이상부터 실외에서도 무조건 마스크를 하도록 의무화하였다. 실내 실외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지금은 저녁 8시까지 한다. 야간 일루미네이션이 없기 때문이다. 12월 21일부터 저녁 9시 반에 시작하는 일루미네이션 및 불꽃 놀이가 정상화되면 그때는 원래대로 저녁 10시까지 운영할 듯 하다. 우리 가족은 6시에 디즈니를 빠져나왔다. 해가 빨리 떨어지고, 추워지며, 집에 도착하는 시간 등을 계산해봤을 때 너무 늦게까지 있으면 더 힘들 것 같았다. 


코로나로 인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어떤 것은 1시간 대기줄도 있었다. 사람들은 주로 5살~11살 정도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들이 제일 많았다. 중학생만 되어도 부모님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중고등학생들은 많이 없었다. 핼러윈 분장, 디즈니 분장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연인들이 많았다. 남녀 커플, 남남 커플, 여여 커플. 여여 커플은 여자 친구들끼리 왔다고 생각하기 쉬우면서도 남남 커플은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나의 편견일 수 있다. 남자도 친구끼리 둘이 놀러 올 수 있는데 나는 왜 남자 둘은 이성 커플이란 생각이 들까. 근데 실제 남남 커플은 서로 손을 잡고 다니고, 함께 머리띠도 쓰고, 이성 커플이 맞긴 했다. 엄마 아빠는 아이들을 위해 참으로 부단히 고생을 한다. 물론 아이들이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이 부모의 기쁨이기는 하지만 아이들을 위해 시간, 돈, 에너지를 쓰면서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온 부모들을 보니 한편으로 애처롭기도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를 막론하고 아이들을 위해, 자녀들의 행복한 순간을 위해, 가족의 소중한 추억을 위해 이렇게 다들 부모들이 애쓰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먹을 것이 잔뜩 든 배낭 같은 가방을 어깨에 다들 메고서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연신 누르고... 한국이나 프랑스나 부모들의 모습은 다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음식물 반입은 가능하다. 우리도 빵, 과자, 초콜릿, 물 등을 가방에 넣어왔다. 하지만 안에서 사 먹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Last chance cafe라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치킨 너겟, 감자튀김, 커피를 시켰다. 가격은 27유로. 양이 작고 맛도 그다지 없었는데 가격은 밖에서 파는 것은 2배라고 보면 된다. 


기프트 샵은 또 하나의 볼거리로 가득하다. 온갖 디즈니 제품들로 반짝거린다. 사람들은 살 생각이 없다가도 예쁘고 깜찍한 디즈니 컵, 물병, 인형을 손에 하나둘씩 잡기 시작한다. 디즈니의 마케팅 전략은 참으로 대 단다 하다. 아이들 손에는 뭔가 하나씩 들려있고, 어른들도 디즈니 머리띠를 하나둘씩 다 하고 있다. 


파리 디즈니랜드는 확실히 규모가 크다. 유럽에 유일하게 있는 디즈니랜드이기도 해서 그런지 다채로웠다. 유럽 다른 국가에서 온 관광객들도 많아보였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규모가 작은 편이라 미국 아닌 곳에 있는 디즈니랜드는 그리 대단하지 않겠지라는 생각도 있었다. (미국 본토 디즈니랜드는 정말 어메이징 그 자체) 처음에는 입장료가 아깝단 생각이 들었는데, 갔다와보니 이 정도 비용을 지불할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디즈니랜드는 꿈과 환상의 나라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확실히 들게 해 주었다. 7시간 동안은 다른 것은 다 있고, 우리가 사는 지구와는 또 다른 세상, 디즈니 월드에 아이와 함께 푹 빠졌다. 몸이 지치는지도 모르고 정신없이 놀았다. 이것은 아이가 있어서 가능한 것 같다. 내 아이가 행복해하니까, 좋아하니까... 다른 아이들 얼굴도 많이 보았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쁨이 가득했다. 그것을 보고 있는 부모들의 얼굴에도 기쁨이 들어있었다.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이 오늘 하루 반짝하는 것이 아닌, 디즈니랜드를 나가 일상 속에서도 환상의 나라에서 느꼈던 기쁨과 행복의 시간들이 각 가정에 지속 가능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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