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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Jun 27. 2022

오페라 아이다

루브르 박물관 두 땅의 파라오 특별전

현재 루브르 박물관 특별 전시장은 파라오 전시가 한창이다. 7월 25일까지 한다. '두 땅의 파라오(Pharaon des Deux Terres)'라는 전시 제목에 맞춰 이집트의 과거 화려했던 시절로 함께 여행하는 기분이었다. 전시장은 어두웠다. 입구부터 출구까지 한 번 돌고 나오면 이집트 역사 및 파라오의 전성시대 및 퇴락의 시기를 알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이집트 역사 및 파라오에 대해 알게 된 시간이었다. 현재 파리는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최근 파리패션위크가 열리고 있어서 한국 연예인들도 파리에 왔다는 뉴스를 접했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파리에 여행 오면 빼먹지 않고 찾는 루브르 박물관에도 관광객이 많다.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하지 않고 입장 및 관람이 가능한데, 최근 프랑스에서 코로나 수치가 다시 오름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7번째 대유행이 시작될 조짐이 보인다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고 보도됐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오페라 아이다(Aida) 관한 스토리도 적어놓았다. TV에서 아이다의  부분을 2 정도 반복해서 보여줬다. 전시장 내부가 어두워서 영상 관람이 더욱 실감 났다. 아이다는 파라오와 관계가 깊다. 이다는 이탈리아 사람인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작곡한 4막으로  오페라이다.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카이로의 케디 비알 오페라 하우스(Khedivial Opera House) 의뢰로 1871 12 24 조반니 보테시니(Giovanni Bottesini) 지휘한 공연에서 초연됐다. 오늘날  작품은 오페라 카논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며 매년  세계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루부르 박물관 파라오 특별전 by 모니카


전시장 내부에는 오페라 아이다에 관해서도 꽤 비중있게 다루고 있었다. 아이다에 대한 설명과 함께 by 모니카
(중) 1880년 3월,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아이다 초연 때 사용했던 벨트와 소품을 전시해 놓았다. by 모니카



6월 18일 오후 4시, 오페라 아이다 공연이 팔레데콩그레(Palais des Congrès)에서 했다. 18일 19일 양일에 걸쳐했다. 그날은 프랑스 전역이 40도에 이르는 폭염의 날이었다. 폭염의 날에 오페라를 보러 가는 것이 잘못된 선택인지, 폭염에 시원한 실내 활동을 계획한 것이 잘된 선택인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더운 날이었다. 당일 아침, 루이뷔통 재단에서 주최하는 패밀리 페스티벌이 있어서 오전에 잠깐 아이와 함께 다녀왔다. 오전 11시 '눈 아래서(Sous la neige)'라는 아동극을 봤다. 수많은 하얀색 종이를 접어서 눈을 표현했다. 종이는 바닥에 수북이 쌓였고, 그 위에서 두 명이 배우가 종이 즉 눈으로 동작을 표현했다.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성을 불러일으키는 공연이었다. 그 후 실내외 곳곳에서 하는 페스티벌을 조금 즐기다 도저히 날이 더워서 집으로 왔다. 점심으로 시원한 비빔국수를 다 같이 먹고는 샤워하고 다시 나갔다. 아들과 신랑은 시원하게 집에 있으라고 하고, 혼자 팔레데콩그레로 향했다. 가는 길은 내가 좋아하는 볼로뉴 숲을 가로질러 가면 되는데 날이 더워 우산을 쓰고 갔다. 건식 사우나에 들어있는 느낌이었다. 35분 정도 걸으니 공연장이 나왔다. 팔레데콩그레는 각종 전시도 하고 상점도 있는 한국으로 치면 코엑스 또는 벡스코 같은 곳과 비슷하다. 정식 명칭은 팔레 데 콩그레 드 파리(Palais des Congrès de Paris)로써 개선문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매년 12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하고 235개의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총 18,000m² 규모의 전시홀 7개, 370~3,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형 극장 2개, 120~3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82개의 회의실과 22개의 회의실을 갖춘 팔레 데 콩그레 드 파리는 권위 있는 벤치마크이다. 40년 이상 동안 국제회의, Grand Amphitheatre에서는 발레, 콘서트, 뮤지컬 등 흥미진진한 쇼와 역동적인 스포츠 이벤트도 개최된다. 이 고전적인 장소는 맞춤형 다차원 이벤트를 개최하기 위한 총 32,000m²의 인프라를 제공한다. 최근 한국 정부 관계자 및 SK 최태원 회장이 파리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홍보를 위해 파리를 찾았다. 20~21일(현지시각),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0차 총회가 바로 이 팔레데콩그레에서 개최됐다. 근처가 샹젤리제 거리이며, 거리 곳곳에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광고물이 게재됐다. 또한, 팔레데콩그레에서는 에르메스 패밀리 세일을 매년 한다. 여름, 겨울 이렇게 나눠서 하는데 나는 2번 참가했는데 아침부터 사람들 줄이 길다. 이때 내놓은 상품은 에르메스 스카프, 넥타이, 옷, 액세서리가 주요하다. 가방은 없다. 가방은 세일을 하지 않는다. 세일할 때 몇 번 가고 오다가다 스타벅스 들린 것 외에는 전시장 및 공연장 내부를 볼 일이 없었다. 각종 엑스포, 전시 및 공연을 자주 하는 이곳의 내부 시설은 어떨지 지나칠 때마다 늘 궁금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공연장 내부를 보고 싶었다.


(좌) 팔레데콩그레 건물 외관. 실제로 보면 더 크다. (중) 공연장 내부. 현대적이다. (우) 무대 밑에서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연주하고 있었다 by 모니카


나는 48유로짜리 좌석을 구매했는데, 10분 전에 들어서니 안내하는 남자가 내가 혼자인 것을 보고 앞으로 오라고 하더니 앞 좌석에 앉게 해 줬다. 자리가 업그레이드됐다. 60유로 이상 돼 보이는 좌석을 앉을 수 있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다. 한국에서는 아이다 뮤지컬을 한다. 이곳은 오페라, 한국은 뮤지컬이라고 표현한다. 둘 다 내용은 비슷하지만, 용어에서 오페라가 조금 더 클래식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총 4막이며, 시간은 쉬는 시간 25분 포함해서 총 2시간 30분 동안 했다. 이태리어로 오페라를 했으며, 자막은 무대 위 가운데 전광판에 프랑스어로 나왔다. 배우들 보랴 자막 읽으랴 눈이 바빴다. 사람들은 혼자 온 사람도 있고, 친구와 함께 온 사람도 있었다. 공연장은 매우 컸다. 한국으로 치면 잠실 주경기장에서 콘서트가 열리는 그런 곳과 비슷했다. 한마디로 현대적이었다. 파리에는 유럽풍의 공연장이 매우 많은데 이곳은 그렇지 않았다. 사람들 복장은 매우 자유분방했다. 편한 옷차림이 많았다. 한국에는 클래식 음악회, 뮤지컬 관람, 미술관 전시회 등 문화생활을 하러 간다고 하면 비교적 신경 써서 차려 입고 가는 편이지만, 이곳은 문화예술이 일상생활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차려입는다기 보다는 편한 옷을 입고 편하게 온다. 물론 잘 차려입고 오는 사람들도 있긴 있다. 하지만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남들 눈치 보지 않고 개성껏 온다. 문화생활은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이뤄져야 더욱 자주 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룰에 따르기보다는 내가 입고 싶은 대로, 그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차려입는 것이 문화생활을 즐기는데 더 편하게 해주는 것 같다.


오페라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집트인들은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를 잡아 노예로 삼는다. 이집트 군사령과 라다메스는 아이다에 대한 사랑과 이집트 왕에 대한 충성 사이에서 선택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왕의 딸 암네리스는 라다메스를 사랑하는데 라다메스는 암네리스를 사랑하지 않고 아이다를 사랑하면서 암네리스와 아이다는 서로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 무대 위에 약 100여명의 배우들이 등장했다.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다. 주요 등장인물은 암네리스의 여자 노예이자 에티오피아 공주인 아이다, 이집트 군대 젊은 장군인 라다메스, 라다메스를 사랑하는 이집트 공자 암네리스, 에티오피아 왕이자 아이다의 아버지인 아모나스로, 이집트 제사장인 람피스, 암네리스 아버지인 이집트 왕 이렇게 6명이다. 모두 무대 기량이 뛰어났다. 우리가 익히 들어본 개선행진곡도 연주됐다. 한국에도 개선행진곡이 각종 광고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됐다.


주인공 아이다와 아이다를 시기 질투하는 왕의 딸 암네리스 둘 모두 살집이 어느 정도 있었다. 특히 암네리스는 살집이 많은 편이었다. 주인공 아이다 또한 날씬하다고 볼 수는 없는 통통한 편이었다. 나는 공연을 보는 내내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었으면 주인공이 다들 날씬하고 예쁘다. 또한 젊은 여성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는 주인공이라도 몸짓이 그리 날씬하지 않았다. 외모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성량 및 재능이 중요한 듯 보였다. 개인적으로 아이다 보다 암네리스의 발성, 성량, 표현력 등이 더욱 뛰어났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무대인사를 한 명씩 나와서 하는데 암네리스가 나올 때 박수 환호 소리가 가장 크게 들렸다. 물론 아이다도 매우 뛰어났으며, 다른 배우들도 모두 훌륭했다. 배우는 실력으로 평가되어야지, 외모로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발레 같이 날씬해야 움직임을 잘할 수 있는 장르도 아니고, 오페라는 발성, 성량, 표현력 등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체구가 작으면 그것을 다 소화해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몸통이 크고 작음에 따라 울림, 성량, 발성 등이 다르다고 들었다. 나는 성악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이전에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인터뷰에서 조성진이 어린 시절 통통했을 때 어떤 곡을 연주하는 데 있어서 살이 빠진 상태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과 살집이 있는 상태에서 치는 것과 피아노 소리에 차이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곡마다 다른데, 어떤 곡은 무게감이 필요해서 그런 곡을 연주해야 할 때는 되려 살을 찌우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피아니스트도 이러할진대 오페라 가수는 더욱 그럴듯하다.



(좌) 무대 인상 (중) 왼쪽부터 아모나스로, 람피스, 라다메스, 아이다, 암네리스, 이집트 왕 (우) 발성, 성량, 표현력 등 실력이 뛰어났던 암네리스 by 모니


요즘 한국 뮤지컬계에 배우 캐스팅 갑질 논란이 화제다. 배우가 캐스팅에 관여할  있냐 없냐 두고 말이 많은데 나는  뉴스를 접하면서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인기 스타 위주로 무대 캐스팅하는  같기도 하다. 유명 뮤지컬 공연에 주로 다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주인공을 맡는 편이다. 아무래도 티켓팅 수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출판업계도 비슷하다.  쓰는 실력보다는  사람이 수많은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이거나 수많은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이면 출판에서 그들에게 출간을 의뢰하기도 한다. 많이 팔려야 한다는 것을 중심으로 생각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기 쉽다. 유명한 사람에게 의뢰해서 그가 가진 인기를 등에 없고 뮤지컬, 연극, 공연,  등의 판매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이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수입 창출, 이익을 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인기를 등에 없고 시작했지만 정작 배우 또는 작가의 실력이 없다면  또한 옳지는 않다고 본다. 그렇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계의 정부 보조금 및 지원금, 메세나 등과 같은 문화예술인프라가 탄탄해야 이익 창출만 생각하지 않고 오직 실력으로 배우, 작가 등을 발굴할  있을 것이다. 깊이 파고들어 가면 복잡한 생태계일  같다. 쉽게 단언하기 어려운 조심스러운 부분이겠지만, 어쨌든 실력보다 배우의 인지도, 인기도, 외모 등이  중요해져서는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뮤지컬 배우들을 보면 대부분 날씬하고 젊고 예쁜 편인  같다. 물론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평균적으로 그런  같다. 이곳 프랑스는 조금 다르다. 연극, 오페라, 공연 등을 가보면 생각보다 나이 많은 배우들이 많은 편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이겠지만 예쁘지 않은 사람도, 몸매가 좋지 않은 사람도  있다. 실력으로 무대를 장악하고 관객을 압도한다. 지난 몰리에르의 수전노 연극 공연 때에도 꽤나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 배우가 무대를 거의 장악했고 관객들을 압도했다. 흰머리 희끗희끗한 할아버지 배우가 엄청난 에너지와 함께 연기력, 무대 매너, 위트, 유머 등을 자유자재로 보여줬다. 관객은 배우의 실력에 감탄하고 공연에 몰입하지 그들의 외모를 보고 평가하지 않는다. 배우들도 실력을 닦기 위해 노력하지 외모를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 물론 체력을 키우기는 하겠지만. 캐스팅 문제는 이곳 프랑스에서는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뭐라 말을  수는 없다. 하지만 외모와 실력에 관해서는 한국과 프랑스의 차이가 있다. 이번 아이다 오페라 공연을 통해 나는 한번  그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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