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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니카 Aug 04. 2022

파리 페닌슐라 중식 브런치

페닌슐라 호텔 중식당 릴리

어떻게 보낼까 싶기만 하던, 7월 한 달 동안 아이와 24시간 붙어 있던 시간은 어느새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신랑 휴가가 시작되는 8월이 오기 전, 우리는 이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멋진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알아보다가 파리 16구에 위치한 페닌슐라 호텔 중식당 릴리에 가기로 했다. 미슐랭 가이드 레스토랑이다. 파리 5성급 호텔에 있는 중식당은 어떤 수준일까? 진짜 중국의 맛을 낼까? 토요일만 브런치를 하는데 일인당 118유로이다. 12세 이하 어린이는 반값인 59유로이다. 3명이면 거의 40만 원가량이다. 아이가 뷔페에서 잘 먹지도 않을 테고, 우리 부부도 뷔페 가면 많이는 못 먹을 텐데 비싼 돈 주고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뷔페는 아무래도 많이 먹게 되며 나는 과식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망설여졌다. 하지만 신랑이 프랑스 호텔에서는 중국 요리를 어떻게 만들어서 나오는지, 수준이 어떤지 먹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라며 단호하게 결정했다. 늘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신랑 의견에 나도 슬슬 공감했다. 단순히 음식만 먹는 것이 아닌 공간과 분위기 전반을 경험하는 것. 가기 전 릴리 총괄 셰프를 검색해봤다. 유튜브에 그의 인터뷰 영상이 있어서 끝까지 시청했다. 


Dicky To라는 총괄 셰프는 홍콩에서 15세부터 요리를 시작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홍콩 및 마카오에서 다양한 식당 요리 경험을 쌓은 뒤, 상해 페닌슐라를 거쳐 도쿄 페닌슐라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 후 파리 페닌슐라에 2019년 초 부임했다. 그의 요리에 대한 철학, 소신 등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는데 인터뷰 영상을 다 보고 나니 릴리에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들었다. 코로나가 휩쓴 2년 간은 식당에 사람들이 많이 없었을 것이다. 코로나가 점점 풀리고 그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신나게 뽐내고 있을 것 같았다. 아이에게도 가기 며칠 전부터 이야기를 해줬다. "거기 셰프가 홍콩 사람인데 너가 아기일 때 우리 가족은 홍콩에서 살았어. 홍콩에는 딤섬이라는 요리가 유명한데 릴리에 가면 딤섬이 있으니 많이 먹길 바라. 북경 오리도 있는데 우리가 늘 호숫가에서 보는 오리를 그날 먹을 거야(미안해 오리야...)" 이렇게 미리 알려주면 한 입이라도 더 먹을 것 같았다. 식당에 가면 대게 아이는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 자신이 입에 맞는 몇몇 요리만 조금 먹고 끝이다. 비록 많이 못 먹더라도 아이가 분위기를 느껴보고 경험을 해보고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날 아이는 딤섬은 입에 안맞는지 한번 먹다 뱉어버리고, 다른 음식은 거의 맛보지 않고, 베트남 스타일 스프링롤 넴만 집중 공략했다. 북경 오리 고기도 한 두 점 조금 먹더니, 수박과 파인애플만 많이 먹고 끝이었다. 페닌슐라에서 자체 제작한 어린이용 키트를 아이에게 줬는데 식당에서 줄곧 그것에 빠져있었다.  


페닌슐라(Peninsula) 호텔은 홍콩 및 상해 호텔 그룹이 운영하는 5성급 호텔 체인이다. 가두리에(Kadoorie) 가문이 1928년 처음 설립해서 문을 열었다. 페닌슐라 호텔 그룹에서 홍콩 페닌슐라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에 살 때, 침사추이에 있는 페닌슐라 호텔에 간 적이 있다. 호텔 앞에는 롤스로이스 고급 외제차가 진열되어 있다. 호텔의 상징처럼 진열되어 있는데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많이 찍고 간다. 분수대를 거쳐 입구에 들어가면 로비에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카펫이 깔리 이층에 올라가면 모서리 발코니에서 재즈 밴드가 라이브 연주를 하고 있었다. 호텔에서 도로만 건너면 바다가 나오고 멋진 홍콩섬 뷰가 펼쳐진다. 페닌슐라 호텔은 홍콩, 상해, 북경, 도쿄, 뉴욕, 시카고, 비버리 힐즈, 파리, 방콕, 마닐라, 런던, 이스탄불 이렇게 있다. 서울은 없다. 한국에는 서울 롯데호텔 안에 페닌슐라 라운지 & 바가 있는데 페닌슐라 호텔 체인과 연관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른다. 


파리 페닌슐라는 개선문 가까이 있다. 즉, 샹젤리제 거리와 멀지 않다. 메인 입구가 있고 사이드 입구가 있다. 사이드 입구에는 사자 조각상 두 마리가 계단 입구에 있고, 그 위로 투명 유리가 물결 모양으로 덮여있다. 이는 마치 루브르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루브르 입구에도 사자 조각상 두 개가 있고, 투명 유리 피라미드가 있다. 피라미드 유리를 마치 펼쳐놓은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곳으로 들어가면 더 로비(The Lobby)라는 레스토랑이 나온다. 우리는 메인 입구로 들어갔다.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하얀색 꽃과 같은 유리 조각품이 줄에 매달려 호텔 메인 로비를 가득 메우고 있다. 무척 아름답다. 7월 30일 토요일 오전 11시 30분, 로비는 한산한 편이었다. 은은한 베이지 톤에 밝고 화사하며 신선한 공기로 가득했다. 직원들은 아이보리 색상의 유니폼을 정갈하게 맞춰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로비 구석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여있어서 피아노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호텔 로비 곳곳을 구경한 뒤, 시간이 되어 중식당 릴리에 들어섰다. 


파리 16구에 있는 페닌슐라 호텔 로비 가운데는 하늘에서 투명 꽃잎이 떨어지는 것 같은 유리 조각품이 매달려있다. The Lobby 레스토랑이 있다. 피아노도 있다. 출처: 모니카


릴리(Lili)는 중국 오페라라고 불리는 경극과 관련 있는 것 같았다. 경극 할 때 하는 화장을 진하게 한 여성의 얼굴이 식당 내부 한 면을 크게 가득 채우고 있다. 눈 주변을 빨갛게 화장한 모습을 보니 예전에 북경에서 실제로 경극을 관람했던 기억이 났다. 경극은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 연극을 일컫는다. 2010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영어로는 Peking Opera라고 불린다. 북경 오페라라고 볼 수 있다. 북경에서 발전했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중국 전통가극이 곤곡의 요소가 가미되어 만들어졌다. 장국영이 나오는 패왕별희에 경극이 나온다. 식당 한가운데 천장은 돔 형식인데 경극을 연상하게 하는 인테리어라는 설명을 총괄 셰프 인터뷰 영상에서 봤다. 한참을 올려다봤다. 식당 내부는 전반적으로 어두워서 실제 공연을 보러 온 것 같기도 했다. 천장은 매우 높은 편이며, 천장에서부터 빨간색 천이 드리워져 있었다. 메인 컬러는 검정과 빨강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 하면 빨간색이다. 의자는 마치 새장을 연상하는 듯한 모양으로 된 의자였다. 몸을 쏙 넣어 앉으면 내가 마치 새장에 들어온 새가 된 기분이었다. 모든 의자가 그런 것은 아니고 몇몇 의자만 이랬다. 


우리가 도착했을 무렵 이미 5~6명으로 구성된 가족이 이미 와 있었다. 우리와 같이 들어온 남녀 커플이 있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도 한 두 명씩 많아지더니 나중에는 15개 테이블 정도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들 주말에 중식 브런치를 먹으러 왔다. 가족, 남녀 커플, 여여 커플, 중장년 모임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곳을 찾았다. 남녀 커플 중에서는 두 커플이 아시아인과 서양인이이었다. 여성이 모두 아시안이었는데 겉으로 봐서는 중국인처럼 보였다. 한국 일본 중국 이렇게 세 개 국가 사람들을 서양인들은 잘 구분 못하지만 아시아인들은 꽤나 잘 구별한다. 각 국가가 주는 어떤 느낌과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로 온 두 그룹은 모두 서양인이었다. 프랑스 가족인것 같았다. 우리 옆 테이블에 60~70대로 보이는 장년층 네 명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고 있었는데 오랫동안 앉아서 천천히 즐기며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모임인지 즐거워보였다. 노인분들이 식사를 하는 것을 보니 부모님 생각이 잠시 났다. 엄마 아빠도 좋은 곳에 모시고 식사를 같이하면 참 좋아하실텐데...  브런치 뷔페는 2시반에 끝나는데 2시 즈음에 한 노부부가 식당에 들어오더니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았다. 식사가 끝날 무렵 찾은 그들은 누구일까? 7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노부부였는데 돈이 많은 분들이것 같았다. 할머니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갖 금 장신구로 치장을 했다. 나이에 비해 젊고 화려한 옷을 입고 화장하고 악세서리를 했다. 할아버지는 그런 할머니를 이미 적응이라도 한 듯, 체념한 듯 보였다. 할머니는 계속 말씀하시고 할아버지는 듣기만 하셨다. 할아버지는 한 두 접시 하시고는 끝냈다. 인당 118유로인데 한 두 접시하시다니... 그리고 먹은 접시도 오리고기나 딤섬이 아닌 볶음밥이었다. 할머니는 온갖 음식을 고루고루 가지고 오시더니 와인과 함께 사진을 쉴새없이 찍으셨다. 인스타를 하시는 할머니이신가? 요리조리 접시를 이동시키며 어떻게 디스플레이 해야 사진이 잘 나올까하는 그런 모습이었다. 차려진 음식을 보고 연신 아름답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내게 동의를 구하는 듯한 눈짓을 보내기도 했다. 나는 맞장구로 "네, 아름답네요"라고 대답했다. 비싼 와인도 시키고 한 잔에 20유로 넘는 차도 시키셨다. 나이들어서 여유있는 노후 생활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흥청망청 쓰는것이 좋다는 뜻이 아니다. 젊을 때는 아끼고 살더라도 노후에는 여유가 있으면 자식에게 걱정끼치지 않고, 나 자신도 마음 편하니 좋고, 서로 좋을 것 같다. 

 

음식이 차려져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일반 뷔페처럼 홀에 차려져 있는 것이 아닌 음식이 차려진 룸이 따로 있었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움직이면서 먼지, 분진 등이 날리는데 따로 방에 설치된 것이 청결도 면에서는 나은 것 같았다. 접시가 매우 작았다. 음식 몇 개를 담고 나면 끝이었다. 첫 접시는 단연코 딤섬으로 채웠다. 4가지 종류의 딤섬이 있었다. 베지테리언 딤섬, 트러플 딤섬, 시우마이, 하가우. 각각 2개씩 담았다. 8개를 먹으면 매우 배부를 텐데 어쩔 수 없다. 오랜만에 조우하는 딤섬들이다. 홍콩에 살 때 딤섬을 원 없이 먹었다. 홍콩 골목골목마다 작은 딤섬 가게들이 많은데 솔직히 말해서 릴리 딤섬보다 홍콩 뒷골목 딤섬이 훨씬 맛있었다. 한입 깨 어물면 팍 하고 터니는 육즙을 잊을 수가 없다. 고급 레스토랑이던 허름한 골목 식당이던 홍콩에서 맛보는 딤섬은 대부분 다 맛있었다. 릴리에서 나온 딤섬은 그런 과즙미는 없었던 뻑뻑하고 건조하단 느낌이었다. 그래도 파리에서 먹는 딤섬이라고 맛있게 먹었다. 트러플 딤섬은 독특했다. 트러플이 주는 고급 이미지로 인해 딤섬도 고급스러워 보였지만 여느 딤섬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두부 요리가 많았다. 두부 튀김이 있었는데 겉은 바삭하게 튀겼고, 속은 순두부처럼 연했다. 


릴리 천장에는 경극을 연상하는 돔 형태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한쪽 면에는 경극 여배우 분장을 한 여인의 얼굴이 있다. 릴리인가보다. 중국 요리를 맛보는 아이. 출처: 모니카


단연코 북경 오리를 빼놓을 수 없다. 오리는 북경이 아닌 프랑스 오리이지 않을까? 중국에 있을 때 북경 오리를 많이 먹었다. 피에 오리 고기를 얹은 뒤, 야채 몇 조각 올리고, 특유의 소스를 찍어 먹으면 꿀맛이다. 소스를 먹어보고 중국의 맛이 풍부하게 느껴졌다. 소스는 정말 중국이었다. 소스가 혀에 닿는 순간 북경으로 내 몸이 순간이동하는 느낌이었다. 재료와 소스 등을 다 프랑스에서 해결하는지 아니면 중국에서 일부 수입하는지 궁금했다. 서빙하는 직원에서 물어보니, 몇몇은 중국에서 보내오는 것을 사용한다고 했다. 주방팀이 아닌 서빙하는 직원에게 물어봤기 때문에 사실 그가 잘 알고 말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는 않다. 국물이 있는 면 요리를 기대했는데 아쉽게도 없었다. 죽은 2가지 종류가 있었다. 볶음면도 2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사실 볶음밥과 볶음면은 별로 였다. 솔직히 내가 만들어도 이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순전히 맛을 보기 위한 것이라서 맛만 봤다. 쌀은 건조했고, 들어있는 식재료도 지극히 평범했다. 소스도 특별함이 없었다. 평소 내가 할 수 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 안 되기 때문에. 평소 잘 먹지 못하는 딤섬, 북경 오리, 새우 등을 위주로 먹었다. 


프랑스 산 오리인지 북경 오리인지 물어보지 못한게 아쉽다. 북경 스타일 오리 구이인가? 소스는 중국의 맛이었다. 의자가 새장을 연상하는 디자인이다. 출처: 모니카
프랑스 요리 스타일처럼 각 음식마다 어떻게 예쁘게 표현하고 담아내느냐에 신경을 쓴 듯 보였다. 내용물은 사실 별 것 없었다. 무우를 많이 사용했다. 출처: 모니카


셰프가 무를 좋아하는 듯했다. 무를 사용한 요리가 많았다. 약간 딱딱한 식감이 있도록 삶은 무, 가리비 밑에 깐 무 절임, 닭고기를 찢어 놓았는데 그 밑에 무 생채. 무가 많았다. 무 생채와 함께 있는 것은 당근과 노란 단무지. 이것을 보면서 프랑스에서 중국 요리를 먹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이었다면 이런 호텔 중식당에 단무지를 잘게 찢어 닭고기와 곁들여 나오지는 않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재료의 한계가 있다. 마치 한국에서 프렌치 요리를 먹을 때 프랑스 산 식재료를 그대로 가져다 맛을 낼 수 없듯이, 프랑스에서 중국 요리를 맛볼 때 중국에서 나는 식재료 및 소스 등을 구현할 수 없다. 이것이 지역적 한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수입해서 재료를 공수해 올 수 있다지만 현지에서 현지 식재료를 재빨리 가져와서 현지 요리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흑임자 떡 같은 맛이었는데 가장 맛있었다. 가운데 움푹 패인 접시에 한개씩 담겨있는데 미적 감각에 신경을 썼다. 설거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볶음밥, 볶음면은 기대이하.
딤섬은 4종류. 트러플 딤섬이라는데 속에 시커먼게 트러플인건가. 그렇게 많이 사용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디저트는 계란빵 같은 것을 초콜렛에 찍먹. 종이 쓰레기가 걱정.


전반적으로 프랑스 요리 스타일처럼 음식을 예쁘게 만들고, 예쁜 그릇에 담아놓고, 예쁘게 디스플레이하는데 신경을 썼다. 프랑스 요리가 어떻게 예쁘게 보이느냐에 신경을 쓰는 편이다. 요리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된다. 하얀 접시는 화판이고, 요리와 소스는 그림이 된다. 이곳에서도 음식 하나하나를 어떻게 예쁘게 표현하는지에 신경 쓰는 편이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전 세계가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지금. 요즘은 이런 예쁜 모양보다 쓰레기 걱정이 앞선다. 흑임자 한 개를 가운데 움푹 파인 작은 접시에 일일이 담았는데 이것을 보면서 설거지할 때 힘들겠다, 퐁퐁이 많이 나가겠다 등 걱정부터 앞섰다. 디저트로 계란빵 같은 것이 나왔는데 양은 한입 쏙 사이즈인데 그것을 담은 종이가 양보다 3배 정도 컸다. 이 종이들은 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겠지. 재활용하면 다행이고. 근데 호텔 식당에서 재활용하진 않겠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요즘은 환경 생각이 우선인 것 같다. 


튀긴 음식이 많았다. 닭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등 고기류가 많았고, 만두는 수제 만두인지 어디서 가져와서 튀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비비고 만두 같은 만두 메뉴가 한 개 있었다. 한국 또는 중국에서 먹는 중화요리를 구현해내진 못했지만 그런대로 프랑스에서 중국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싶다면 와 볼만 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그냥 중국 맛에 대한 그리움을 해소하는 정도면 추천한다. 일반 식당 말고 호텔에서 조금 근사하고 고급스럽게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가볼 만한다. 기대를 너무 하면 실망이 크다. 기대를 낮추고 호텔에서 중국 음식 뷔페 스타일로 먹고 오겠다고 하면 괜찮다. 탕수육, 짜장면, 짬뽕과 같은 한국 스타일로 변형된 중국 음식은 없다. 유산슬, 팔보채, 유린기 같은 고급 요리도 없다. 평일 점심 및 저녁에는 그런 메뉴가 있을 수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토요일 브런치 뷔페에는 없다. 애초부터 우리 부부는 요리에 있어 큰 기대는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스러운 점은 없었다. 호텔이라는 다소 깨끗한 분위기 속에서 중국을 느껴본 것으로 만족했다. 


배가 불러 콜라 1병을 주문했는데 마트에서 1유로에 파는 콜라가 계산서에는 14유로가 찍혀있었다. 14배 가격이다. 공간, 장소가 주는 힘이 이렇게나 크다. 같은 콜라인데 마트에서 사느냐, 호텔에서 주문하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이렇게 난다. 세상만사가 이런 것 같다. 같은 것이라도 어디에서 먹고, 마시고, 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6층에 있는 미슐랭 2 스타 루아조 블렁(L'oiseau Blanc)에 갔다. 시그니처인 흰색 비행기도 테라스에 설치되어 있었다. 그 뒤로 에펠탑이 보였다. 실내 및 야외 테라스에는 점심을 먹으러 온 사람들로 가득했다. 개선문을 뒤로한 채 집으로 갔다. 오늘 하루 먹는데 시간을 거의 다 썼다. 먹는 것도 일이다. 


6층에 올라가면 루아조 블렁이라는 미슐랭 2스타 식당이 있다. 테라스에는 이곳의 시그니쳐인 하얀색 모형 비행기가 에펠탑과 함께 보인다. 호텔 근처에 개선문이 있다. 출처: 모니카


호텔 위치 정보

The Peninsula Paris

19 Av. Kléber, 75116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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